# 경기도 과천시에 거주하는 정 모(남)씨는 지난해 구매한 에어메이드 가습기를 올해 겨울 다시 사용하려고 물을 채웠다. 그런데 물이 모두 밑으로 흘러나와 마루가 젖고 제품은 침수돼 분무가 안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정 씨는 AS를 받고자 고객센터로 연락했지만 한 달 간 연결되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 정 씨는 “고객센터로 수십차례 연락했지만 한 번도 연결이 안돼 수리를 받지 못했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 경북에 사는 황 모(여)씨는 신일전자 가습기가 고장나 AS를 받았는데 지저분한 상태로 돌아와 세척 후 작동을 해봤는데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다시 수리를 맡겼고 11월 중순 서비스센터에 입고됐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었다. 항의를 해도 다른 수리가 많이 밀려있어 어쩔 수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황 씨는 "처음 AS를 보낸 것까지 생각하면 약 한 달간 가습기를 사용하지 못했다. 고객센터에 항의해도 소용이 없더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겨울철 가습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AS 관련 소비자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중소규모 업체들을 중심으로 고객센터에 민원이 몰리며 원활한 상담 이뤄지지 않거나 AS, 부품 수급 지연 문제 등이 잇따르고 있다.
12일 소비자고발센터(http://m.goso.co.kr/)에 따르면 추위가 시작된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가습기 관련 불만이 50여건 넘게 제기됐다. 주로 신일전자, 미로, 디디오랩, 에어메이드 등 중소업체 관련 민원이 많았다. 이처럼 중소업체에 민원이 집중되는 이유는 일반적인 제품 고장 외에 고객센터 소통및 AS처리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 고객센터, 홈페이지 Q&A, 오픈 카카오톡 불통 ▲수리 접수 및 처리 지연 등 AS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다.
가습기는 에어컨이나 냉장고처럼 고장 나면 즉시 실생활에 지장을 주는 가전은 아니다. 그러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이나 노인 또는 기관지가 약한 소비자들의 경우 공기가 건조해지는 겨울철 가습기 사용은 필수적이다.
최근 두 달간 가장 많은 불만이 제기된 ‘디디오랩’ 고객센터에 실제 기자가 직접 지난 11일 오전, 오후 각각 두 번씩 전화를 걸어보니 단 한 차례도 연결되지 않았다. 오전에는 ‘상담지연으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빠른 시일 내에 고객센터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전화가 끊겼고, 오후에는 ‘통화량이 많아 상담원 연결이 어렵다. 문의사항을 홈페이지 Q&A에 남겨달라’면서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홈페이지 챗봇도 ‘문의량이 많아 답변이 지연된다’며 빠른 상담원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역시 당일 회신이 이뤄지지 않았다.
디디오랩 홈페이지 내 ‘상품후기’는 물론 네이버 제품 판매 페이지 Q&A에도 ‘전화도 수십 번 걸고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연락이 닿을 수 있나‘, ‘AS만 2주 넘게 걸려 불편을 겪고 있다’, ‘제품 불량 민원을 접수해도 몇 일째 회신도 없다’ 등 소비자 불만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디디오랩과 비슷한 불만이 접수된 ‘에어메이드’의 경우에도 고객센터가 오전, 오후 모두 ‘전화 문의량이 많아 연결이 어렵다. 상담원이 통화 중이니 잠시 후에 걸어 달라’며 동일하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홈페이지Q&A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은 한 시간 내 답변이 이뤄졌다.
에어메이드 관계자는 “현재 고객센터 응대율은 60~70% 수준이나 내주 중 인력 충원을 통해 이를 70~80%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라면서 “AS는 고객 불편함을 덜고자 평균 3~4일 내에 이뤄지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디오랩은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가습기는 공기가 건조한 겨울 한 철만 사용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성수기를 대비해 인력을 미리 충원하거나 CS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사전에 소비자 불만을 예방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가습기는 품질보증기간이 1년으로 다소 짧기 때문에, AS가 지연되면 자칫 유상수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부품 수급 지연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만일 부품 생산이 멈춰버린 경우, 타 브랜드 제품과 진동자, 필터 등 부품 호환이 경우도 안 되는 경우도 많아 결국 생산이 재개될 때까지 목 빼고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야기될 수 있다.
최근 일부 가습기 제품 부품 수급 이슈가 있었던 쿠쿠전자는 “가습기가 해외 OEM 제품이다 보니 부품 수급 일정에 영향이 있었다. 현재 해당 부품에 대한 수급을 해결한 상태이며 고객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빠른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시일 안에 해결될 것”이라면서 “고객에게 불편함을 준 상황에 대해서는 충분한 양해를 부탁드리고 있다. 앞으로 수급 일정에 영향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