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메타버스 산업에서 손을 떼고 있는 가운데 국내 메타버스 업계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텔레콤, 네이버, 컴투스 등 메타버스업계는 해외진출과 다른 사업계와의 협업 등을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의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2023년은 메타버스 산업의 암흑기였다. 디즈니는 관련 사업부를 해체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메타버스 ‘알트스페이스’ 서비스를 종료했다. 사명까지 ‘메타’로 바꾼 페이스북은 관련 개발자들을 상당수 정리해고하는 등 모두 손을 떼는 분위기다.
이같은 분위기는 국내에도 이어졌다. 우선 싸이월드의 부활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싸이타운’이 서비스를 종료했고, 메타버스 기업 컬러버스는 운영 중이던 ‘퍼피레드M’의 서비스를 작년 12월 부로 종료했다.
네이버의 제페토는 글로벌 3억 명의 누적 가입자를 기록했지만 정작 비교대상이 되는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만큼의 꾸준한 인기는 얻지 못하고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SK텔레콤의 이프랜드는 지난 2022년 12월 약 52만 명의 월 활성 이용자 수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1년만인 작년 12월엔 18만 명을 기록하며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2021년부터 큰 화제를 몰고다녔던 컴투스의 메타버스 자회사 ‘컴투버스’ 역시 작년 9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넷마블에프앤씨도 지난 19일 메타버스 자회사 ‘메타버스월드’ 전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메타버스 사업은 IT 업체들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각광받았지만 2년여 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SK텔레콤, 네이버, 컴투스, 크래프톤 등은 올해 차별화된 사업 전략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이용자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작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플랫폼 내 혁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만큼 올해 유의미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제페토 관계자는 “3D 아바타 기반 소셜 SNS로 자리잡기 위해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을 꾸준히 출시해왔다”며 “올해도 이같은 브랜딩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연구개발 성과와 사업 전략은 장기적 과제로 설정하고, 단기적으로는 많은 시장 수요가 예상되는 컨벤션 센터 기능을 중심으로 성과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크래프톤은 올 상반기 중 네이버와 함께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 ‘오버데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오버데어는 C2E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UGC 플랫폼과 탈중앙화된 UGC IP 거래 시스템이 결합된 서비스”라며 “크리에이터들이 게임이나 다양한 액티비티 등 다양한 창작 활동을 토대를 마련하고, NFT 등을 활용한 재화로 크리에이터들에게 투명하게 보상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