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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통신사 덩치는 쑥쑥 커가는데 서비스는 구멍가게급...개통 지연, 고객센터 불통 불만 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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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통신사 덩치는 쑥쑥 커가는데 서비스는 구멍가게급...개통 지연, 고객센터 불통 불만 터져
이동통신 가입자 중 20% 차지
  • 송혜림 기자 shl@csnews.co.kr
  • 승인 2024.01.2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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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심 장착 후 개통 안돼 고통=서울 관악구에 사는 장 모(남)씨는 통신비를 줄이려고 A알뜰통신사의 유심칩을 구매해 장착했다. 이틀 넘게 개통이 되지 않아 고객센터에 10여 차례 이상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온라인 문의로 남겨놓은 글에 달린 안내대로 해봤으나 역시 개통되지 않았다. 장 씨는 몇 차례 더 불편을 호소했지만 온라인 문의에선 동일한 기계적 답변만 달릴 뿐이었다. 장 씨는 “통신망이 연결되지 않아 휴대전화 사용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작동도 하지 않는 유심칩을 보내놓고 고객센터는 대응조차 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 해지 후에도 요금 출금 '깜짝'=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전 모(여)씨는 지난해 7월 B업체의 알뜰요금제를 해지했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자동납부란 명목으로 통신요금이 빠져나간 사실을 알게 됐다. 이상하게 여긴 전 씨가 통신사에 항의하니 ‘전상 상에는 아직 기록이 없어서 다음에 연락달라’면서 ‘부당 출금이 확인되면 환급은 일주일 이상 걸린다’고 안내했다. 전 씨는 “만일 출금 사실을 몰랐다면 부당하게 납부된 요금을 환불받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 요금제 변경 후 요금 폭탄=서울 마포구에 사는 강 모(여)씨는 C알뜰폰 업체를 이용하던 중 기존 요금제(10G 데이터, 월 2만 원)에서 새로운 요금제(11G 데이터, 3만3000원)로 변경 신청했다. 고객센터에서 당월 사용 요금에 대해 약 하루치의 추가 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해 동의했다. 월 2만 원이었던 기존 요금제를 고려해 6~7000원의 추가 요금을 생각했던 강 씨는 7만7000원이 부과된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고객센터에서는 동의하지 않았느냐는 답 뿐이었다. 강 씨는 “추가 요금이 정확히 얼마인지 안내받지 못했고 부과된 이유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휴대전화 분실 신고 후에도 '정상요금' 인출=부산시 수영구에 거주하는 이 모(여)씨의 어머니는 D 알뜰통신사의 월 4만5000원 요금제를 이용하던 중 휴대전화를 분실했다. 업체 사이트에 단말기와 유심칩 분실을 신고했다. 신고 완료 후에는 월 요금 3300원이 납부된다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5개월 동안 매월 정상 요금이 빠져 나갔다. 이 씨가 업체에 항의하자 ‘분실 신고한 내역은 확인되나 신고 시 수신, 발신 정지 동의란에 체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씨는 “분실 신고를 마치고 월에 3300원이 납부된다는 것까지 안내 받았는데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국내 알뜰폰(MVNO) 시장이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고객 서비스는 구멍가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지고 있다.  개통 지연, 품질 불량, 고객센터 불통 등 소비자 불만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알뜰 통신사는 저렴한 요금제로 고객 수요를 끌어올리며,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8200만여 명 중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이중 주요 이동통신사 자회사 5곳(SK텔링크·KT스카이라이프·KT엠모바일·LG헬로비전·미디어로그)이 전체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 운영중인  브랜드는  KB리브엠과 토스모바일 2곳이다. 이외 티플러스, 스노우맨, 이야기모바일, 프리티, 리브모바일, 모빙, 아이즈모바일, 에넥스텔레콤 등 독립계 알뜰폰 사업자들이 있다.

알뜰 통신사들이 이동 통신사의 대항마로 불릴 만큼 갈수록 덩치가 커지고 있지만 미흡한 서비스와 사후 관리는 매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낮은 요금제와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가입자 수는 빠르게 늘렸지만 그 과정에서 불완전한 영업 방식과 업무인력 태부족, 품질 불량 등의 문제가 빈번하게 불거지고 있다. 

25일 소비자고발센터(http://m.goso.co.kr)에 따르면 알뜰 통신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고객센터 불통 ▲개통 지연 ▲품질 불량 등 불만을 가장 많이 제기하고 있다. 특히 고객 서비스나 품질 면에서 이통3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관리가 이뤄져 즉각적인 불편 해소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알뜰폰 특성상 유심 개통 관련 피해가 적지 않다. 유심 불량 및 개통 지연으로 인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가장 흔하다. 셀프 개통이 가능한 구조다 보니 유심을 장착한 후에도 개통이 안 돼 답답하다는 내용이다. 보통 몇 시간 내 개통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안내대로 유심을 장착해도 '고객 정보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등 이유로 2, 3일을 넘기는 경우도 빈번했다.

업체에 도움을 청하려고 해도 고객센터가 불통인 경우가 많다 보니 불만이 극에 달했다. 

이는 통신3사를 기반으로 한 알뜰폰 업체들보다는 티플러스, 모빙, 아이즈모바일 등 중소 브랜드에 주로 집중됐다. 이들 업체들은 고객센터는 물론 카카오톡 상담창구나 사이트 내 1대 1 게시판도 빠른 시간 내 답을 받을 수 없어 불편함이 가중된다. 이 같은 문제는 상담 인력 부족으로 인해 빚어지며, 신규 요금제 출시 시기와 맞물려 문의량이 늘어날 때는 연결이 더욱 지연돼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개통 과정 중 명의 도용에 대한 피해도 제기됐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신분증 발급일자를 기입하거나 사진을 찍어 보내면 쉽게 인증이 가능한 ‘셀프개통’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온라인 가입 특성상 신분증이나 공인인증서, 이메일 아이디 등이 노출됐을 경우 명의가 쉽게 도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부가서비스 가입이나 상품 변경을 요청했지만 상담사가 제대로 처리하지 않거나 잘못된 안내를 받아 계약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도 잦았다. 0원 요금제 프로모션으로 사은품 제공을 광고해놓고 가입 후에는 입을 닦았다는 기만적 영업에대한 민원도 적지 않다.

또한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고 가입시 안내와 다른 요금제 등에 가입돼 있는 등 통신사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도 나타났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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