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자산 규모 상위 10대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합계는 4조119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5%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은 회수에 문제가 생긴 여신을 의미하며 부실채권으로 간주된다. 건전성에 따라 여신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나뉘는데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의 합계액이 고정이하여신이다.
자산규모 상위 10개사 중 고정이하여신이 가장 높은 곳은 OK저축은행이다. 전년 대비 6.6% 감소했지만 8975억 원을 기록했으며 여전히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OK저축은행을 제외한 모든 대형 저축은행들의 부실채권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증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은 상상인저축은행으로 172% 증가한 3594억 원을 기록했다.
부실채권 급증으로 여느 때보다 적극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이 요구되는 시기다. 하지만 고정이하여신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오히려 전년말 대비 하락했다.
최소적립률은 모두 상회하지만 고정이하여신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100%를 넘는 곳은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뿐이다. 지난 2022년 말에는 6곳이 100%를 넘었었다.
일각에서는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 '부동산PF 손실인식 현황과 추가손실 전망' 보고서에서 김한울 연구원은 "부동산시장 부진 장기화로 요주의 자산의 고정화가 진행되면 대손비용 반영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고위험 부동산PF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은 보다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 역시 부실채권 매각 방식을 다각화하면서 저축은행 업계에 부실채권 정리를 재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부터 새출발기금으로 제한됐던 자영업자 연체채권 매각처를 캠코, 부실채권 전문 투자회사로 확대했다. 부동산PF의 경우 지난 1일부터 6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경·공매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 업계는 여전히 부실채권 매각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영업자 연체채권 매각은 코로나 시기와 비교하면 많이 한정됐다"며 "코로나 시기 전에는 차주의 채권추심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차원에서 자영업자 연체채권 매각을 캠코에만 허용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 추가된 매각처 5곳은 대부분 은행의 부실채권을 중심으로 매입하던 곳이기 때문에 저축은행 채권은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팔고 싶어도 매각이 안 되는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부동산PF 역시 부동산 시장이 안 좋기 때문에 매입하고자 하는 곳이 없고 원금조차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단 차원에서 순위권에 따른 입장 차가 있고 부동산시장이 안 좋아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후순위에서는 원금조차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신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