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불황을 딛고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SK이노베이션은 66% 넘게 영업이익이 늘렸다.
8일까지 1분기 실적을 공개한 SK그룹 상장사 보고서에 따르면 실적이 호전된 기업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빅3 세 곳이다. 이들 기업은 분기별 매출 규모가 4조 이상인 SK의 톱3다.
SK하이닉스는 매출 12조4296억 원, 영업이익 2조8860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역대 1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2018년(4조3673억 원)에 이어 최대 수치다. 반도체산업은 장기간 지속돼 온 다운턴에서 벗어나 새 먹거리로 떠오른 ‘AI’ 메모리 제품 수요가 꾸준하다.
SK텔레콤은 1분기 매출 4조4746억 원, 영업이익 4985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0.8% 증가했다. 엔터프라이즈 사업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특히 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약 40% 증가하는 등 비통신 영역의 확고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눈에 띈다.
이들 세 곳은 올해 전망도 밝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 사업은 2분기 드라이빙 시즌에 따른 이동 수요 개선이란 호재가 있고 윤활유 사업도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건전한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업도 SK온이 출범 2년 만에 수주 잔고 4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점진적으로 출하량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AI 메모리 수요도 지속해서 늘어나고 하반기부터는 일반 D램 수요도 회복돼 올해 메모리 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양산한 HBM3E(고대역폭메모리) 공급을 늘렸고 새 제품도 연내 출시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것”이라 말했다.
SK텔레콤도 ‘AI 피라미드 전략’을 키워드로 삼았다.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서비스를 만들어 소비자와의 관계를 밀접하게 한다는 것이다.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3대 핵심 영역의 구체적인 성과 창출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분기 매출 규모가 조 단위인 상장사 SK네트웍스(대표 이호정)도 호실적이 전망된다. 업계는 SK네트웍스가 매출 2조3632억 원, 영업이익 6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 줄지만 영업이익이 22.9%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렌탈가전(SK매직)과 렌터카(SK렌터카) 시장이 모두 성장세라 예년보다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다만 작은 규모의 상장사들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SK그룹으로서도 큰 고민거리다. SK가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7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1% 감소했고 SKC는 1분기 영업손실이 762억 원으로 전년 동기(217억 원)보다 적자 폭이 더 커졌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같은 기간 67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200억 원대의 영업손에 머물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