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소비자고발센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김 모(여)씨의 대학생 자녀는 에어팟 프로를 사용한 뒤 케이스에 넣어 기숙사 책상 위에 올려 두었는데 갑자기 제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 발견했다.
김 씨는 기숙사에 불이 날까봐 복도로 가지고 나와 연기가 잠잠해지길 기다렸다. 이후 제품 상태를 확인해보니 까맣게 그을려 일부가 녹아 있었다.
애플 측에 제품 결함을 따져 묻자 업체는 ‘피해 변상은 먼저 제품을 본사에 보낸 후 조사가 끝난 뒤 지급할 예정이니 구매 영수증을 증빙해달라’고 답했다.
김 씨는 “제품을 충전 중이거나 과열된 상태도 아니었는데도 발화가 됐다”면서 “자칫 기숙사에 큰 화재가 발생하거나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면 화상을 입었을 수도 있는데 단순히 제품 환불만 해주겠다는 업체 대응이 이해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씨에 따르면 해당 에어팟은 그의 자녀가 지난 2021년 9월 쿠팡에 입점한 애플 공식 판매처에서 당시 23만9090원에 구매했다. 이 제품은 이전에 발화 관련 문제가 있거나 리콜된 적은 없다.
다만 에어팟 과열 및 화재로 인한 소비자 피해 사례가 이전에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1월, 2020년 8월에 무선이어폰 착용 중 화재로 착용자가 귀와 고막을 다친 사례가 접수됐다.
무선이어폰 발화는 앞서 저가형 중국산 제품을 비롯해 여러 브랜드 제품에서 문제가 돼왔다. 무선이어폰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되기 때문에 휴대용 충전기와 같아 화재 위험이 있다.
지난 2021년 5월에는 오디오 테크니카 무선이어폰 제품 3종이 충전케이스 배터리 결함으로 인해 충전 중 불이 날 우려가 있어 국내에서 판매가 차단됐다. 지난 2020년 7월에는 아마존 무선이어폰 ‘에코 버즈’가 과열되는 결함이 발견돼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애플 측에 문의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