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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치료제 해외직구 온라인몰, 6개월 넘게 배송 지연에 환불도 안돼 소비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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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치료제 해외직구 온라인몰, 6개월 넘게 배송 지연에 환불도 안돼 소비자 분통
'연내 해결' 입장에도 번번이 약속 어겨 불신
  • 정현철 기자 jhc@csnews.co.kr
  • 승인 2024.08.25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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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에 사는 차 모(남)씨는 지난해 11월 해외직구 사이트 몰린을 통해 인도 제약사의 핀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라는 탈모 치료제 한 통(600정)을 13만5000원에 구매했다. 해외에서 배송되는 상품이라 국내보다 배송이 늦어질 것은 알았으나 배송이 지연된다는 안내가 잇달아 1:1로 문의했고 “현지 사정으로 지연되고 있다”는 답을 받았다. 차 씨는 환불을 요청했으나 반 년이 지난 지금까지 배송도 환불도 아무런 진척이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 서울 강서구에 살고 있는 정 모(여)씨는 지난해 12월 몰린에서 24만 원 상당의 영양제를 구매했다. 배송이 지연되자 업체에서는 '입고가 늦어지고 있다'며 계속 미뤘다. 결국 지난 6월 말 업체에서 입고가 안 돼 환불해 주겠다고 안내했으나 아직 돌려 받지 못한 상태다. 정 씨는 “할 수 있는 건 문의 글을 남기는 것뿐인데 '순차적으로 상담해준다'는 말뿐 연락이 없다”고 토로했다.

# 인천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 4월 몰린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8만3700원을 입금했다. 이후 배송이 되지 않자 문의하자 업체는 “해외배송 탓에 오래 걸린다. 2주만 더 기다려달라”고 안내했다. 김 씨는 넉 달이 지나도 물건을 받지 못해 환불을 요청했다. 김 씨는 "업체서 말한 환불 예정일이 두세달 뒤인 11월 초인 데다 인터넷에서 환불을 받지 못했다는 소비자가 더 있다고 해 불안하다"고 전했다.

탈모치료제 구매대행 사이트로 유명한 몰린에서 제품을 구매한 이후 배송과 환급 지연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몰린 측은 피해를 겪은 소비자에게 사과하고 올해 내 해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몰린 측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주문건에 대해 수급 문제가 발생하자 대량의 환불사태가 빚어졌고 이로 인해 정상 주문건까지 환불 요구가 확대되면서 악순환이 발생했다.

몰린은 지난해 7월경 만들어진 해외직구 쇼핑 플랫폼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탈모 치료제가 판매되고 있어 탈모 관련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탔다.

해외직구 등 국내 약국이 아닌 곳에서 ▲스테로이드 성분 주사제 ▲에페드린 성분 주사제 ▲에토미데이트 성분 함유 의약품 구매는 약사법에 의해 금지돼 있다. 다만 피나스테리드 등 탈모 치료에 쓰이는 약물은 금지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해외직구 플랫폼을 이용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몰린의 배송·환급 지연 문제로 생긴 SNS 익명소통방에는 현재 260여 명의 소비자가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익명소통방 내 소비자에 따르면 몰린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유사한 문제가 있었고 1월경 20여 명의 소비자들에게 환급을 진행했다. 이후 6월경 일부 소비자들에게 환급이 진행됐지만 돈을 돌려 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한 소비자는 “이 소통방은 올해 1월부터 만들어졌다. 업체는 올해 초 배송 지연에 관한 일부 공지를 남긴 것 외에는 소비자들에게 상황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6월경 몇몇 소비자들에게 환급해줬지만 7월부터 소식이 없어 문의했더니 돈이 없어 환급을 잠시 보류했다는 안내를 개별적으로 받았다. 추후 환급 기일에 대해 안내하고 있으나 이전에 안내한 내용도 지키지 않아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불안해했다.
 

▲몰린을 이용한 한 소비자가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며 자신의 SNS를 통해 상담 내역을 공개했다
▲몰린을 이용한 한 소비자가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며 자신의 SNS를 통해 상담 내역을 공개했다
몰린 관계자는 "배송 지연 문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주문 건에 대해 전체적으로 수급 문제가 발생하면서 대량의 환불 사태로 이어졌다. 일부 커뮤니티로 알려지면서 지연 대상이 아닌 주문 건까지 영향을 끼쳤고 환불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올 4월 발생된 매출 건으로 일부 환불을 진행했으나 6월부터 자금이 여의치 않아 현재 외부 자금 조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대한 올해 안으로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불편을 겪은 소비자에게 사죄를 드리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가 지속됨에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안내하지 않은 채 영업을 계속한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다. 올해 초 공지를 통해 일부 제품군 배송이 지연된다는 점을 안내한 것 외에는 공식적으로 입장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해외 직구 등 온라인 쇼핑몰 이용 시 판매자나 사업자가 신뢰할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장 가격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곳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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