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변심에 따른 반품이 허용되는 '7일'을 산정하는 기준이 온라인몰마다 다르게 적용돼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규정상 온라인몰의 반품 가능 기간 '7일'은 배송 받은 다음날부터 산정하는 게 일반적이나 일부 업체는 수령 당일부터 계산하는 등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에서는 반품 가능 기간을 7일로 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산정법이 나와있지 않으나 모법인 민법 규정에 따라 제품을 수령한 당일은 산입하지 않는 '초일불산입 원칙'을 적용해 상품이 배송완료된 다음날부터 반품 기간을 계산한다.
초일불산입 원칙을 적용한 온라인몰들도 반품 가능 기간을 '배송 완료일로부터 7일'이라는 모호한 문구로 안내하고 있어 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종합 이커머스, 애슬레저, 패션 등 9개 온라인몰의 반품 기간 산정방식을 조사한 결과 무신사, 안다르 등 두 개 업체는 상품이 배송된 당일부터 반품 가능 기간을 계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사의 경우 사이트에서 ‘반품은 배송 완료 일자 포함 7일 이내일 경우에만 주문 내역에서 접수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사실상 반품 기간을 6일로 두고 있는 셈이다.
안다르도 배송완료일을 포함하고 있으나 청약철회 기간이 14일로 통상의 기간보다 두 배 이상 길다는 점에서 소비자 보호에 인색하다고 보긴 어려웠다.
쿠팡, 지마켓·옥션, 쓱닷컴, 11번가, 젝시믹스, W컨셉 등은 배송받은 다음날부터 7일을 산정했다.
다만 이들은 반품 기간에 대해 ‘배송 완료 후 7일 이내’, ‘상품을 제공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 등 모호한 문구로 안내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품 기한이 상품을 배송 받은 날부터인지, 다음날부터인지 다분히 오해할 소지가 있었다.
W컨셉만 유일하게 ‘상품 수령 후 익일로부터 7일 이내 접수’로 청약철회 계산일을 명확하게 안내하고 있다.
쿠팡, 지마켓, 옥션, 11번가, 쓱닷컴, 젝시믹스 등 온라인몰은 전자상거래법에 근거해 반품 기한에 대해 상품이 배송된 다음날부터 7일로 규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무신사 측은 전자상거래법에 근거해 청약철회 기간을 배송 완료 일자를 포함한 7일로 규정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청약철회 기간을 상품이 배송된 당일부터 7일로 계산하는 것은 법에 어긋나는 행위다.
전자상거래법 제17조(청약철회)에 따르면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부터 7일 혹은 재화를 공급받거나 재화의 공급이 시작된 날부터 7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이 때 7일은 물건을 수령 받은 당일은 산입하지 않는 ‘초일불산입’ 원칙이 적용된다.
전자상거래법에는 청약철회 기간의 계산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별도로 없어 통상적으로 민법에서 규정한 일반 원칙을 따른다. 민법 ‘제157조(기간의 기산점) 기간을 일, 주, 월 또는 연으로 정한 때에는 기간의 초일은 산입하지 아니한다‘고 나와 있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전자상거래법의 경우 온라인상의 거래 등을 좀 더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며 기본적으로 민법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청약철회 기간 7일은 민법에 따라 초일불산입 원칙이 적용된다고 봤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온라인 등 통신판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자상거래법도 결국 플랫폼 사업자와 소비자 간 일반적인 민사에 관한 사안이기 때문에 민법에 근거하므로 초일불산입 원칙이 적용된다”며 “청약철회 기간에 대해 상품이 배송된 날을 포함해 7일로 보는 사업자는 본인한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배송된 제품에 하자 등이 발견될 경우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상품을 공급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 또는 하자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