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법인은 올 상반기 반기 기준 최초 2조 원대 매출을 돌파했다. LG전자는 연내에 가전 구독 서비스와 스마트홈 사업을 통해 시장 점유율 1위를 더욱 공고히 굳혀 간다는 계획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인도 현지에 판매‧생산법인‧R&D센터까지 구축하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가 인도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지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의 기후 조건과 전력 인프라, 영화‧음악을 즐기는 생활문화 등을 고려해 현지 특화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상담, 배송, 설치, 수리, 유지 보수까지 직접 챙기는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시장 내 백색가전 보급률이 낮다는 점도 매출 성장에 한 몫했다. 지난해 기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제품 보급률은 각각 38%, 17%, 8% 수준이다. 인도의 1인당 GDP는 현재 2500달러 로 매년 빠르게 늘고 있어 구매 잠재력도 매우 큰 편이다.
LG전자는 인도에서 가전을 연결하는 플랫폼인 '스마트홈'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젊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스마트 홈 디바이스에 투자하는 비중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인도의 스마트홈 기기 시장 매출은 지난 2022년 48억 달러에서 2028년 92억 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인도에 LG ThinQ(씽큐) 플랫폼을 출시하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인도 내 스마트 가전 판매량이 늘어나면 플랫폼 수요도 덩달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연내 가전제품 구독 서비스도 확대할 예정이다. 인도는 과거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가구, 가전 등의 렌탈 서비스가 활성화되고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낮다는 점도 구독 사업 전개를 결정하게 된 주요 요인이다. 또 LG전자가 에어컨, 냉장고 등 대형 생활 가전을 인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어 물류비를 아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B2C 사업을 비롯해 냉난방공조(HVAC)와 에듀테크 등 B2B 사업도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인도 지역의 B2B를 담당하는 B2B인도사업실을 B2B인도사업담당으로 격상했다. 또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센터(BIC)를 인도 내 4개 지역으로 운영을 확대했다.
한편, 최근 제기된 인도법인 기업 공개(IPO) 여부에 대해 LG전자 조주완 대표는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인도 시장 성장 잠재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인도법인 IPO에 성공하면 최소 5억 달러(약 7000억 원)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도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은 2조8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반기 기준 첫 2조 원대 돌파다. 아직 인도의 목표 매출 규모는 공개되진 않았다. 다만 2030년까지 연 매출 100조원을 달성한다는 장기 성장 목표에 따라 호황인 인도 증시를 활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점쳐지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