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하락에 힘입어 채권 운용수익이 대폭 개선된 가운데 PF 및 M&A 관련 수익을 중심으로 IB 부문 실적도 확대됐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연결기준 1조4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1% 증가했다. 누적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79% 증가한 1조1587억 원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순이익 1조4502억 원을 기록한 이후 고금리 환경, 부동산 시장 업황 악화의 여파로 2022년 순이익 5357억 원, 2023년 5966억 원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김성환 대표 취임 후 운용·IB 부문의 호조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실적이 대폭 개선되는 모습이다.
운용 부문에서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순영업수익이 67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6.1%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에 따라 시장금리도 하강기에 접어들면서 채권 운용손익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초대형 IB 증권사에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금융상품인 발행어음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말 발행어음 잔고는 16조49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조7600억 원 늘었다.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의 여파로 ELS 발행잔고는 전년 말 대비 2조5300억 원 줄어든 1조5300억 원에 그쳤으나 비교적 안정적인 ELB 인기가 늘면서 ELB 발행잔고는 1조6100억 원 증가한 5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
발행어음과 채권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도 확대됐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말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65조8500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12조5000억 원 늘었다.
IB 부문에서도 3분기 누적 순영업수익이 전년보다 52% 증가한 4876억 원에 달했다. PF, M&A 관련 수익이 136.2% 증가한 1630억 원이었으며 IB 관련 이자 수익도 97.4% 증가한 1315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삼현, 코칩 등의 IPO를 주관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시프트업 상장을 공동 주관했다. 또한 부산 남천동 메가마트부지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등 PF 부문 신규 거래도 늘었다.
4분기에도 더본코리아 IPO를 공동 주관했으며 맥쿼리인프라, 신한알파리츠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 취임 이후 IB 조직 개편이 성공을 거뒀다는 평이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임원인사를 통해 IB2~4본부 임원을 모두 신임 본부장으로 바꾼 데 이어 7월에는 IB전략본부를 신설해 IB 조직을 강화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으로도 글로벌 금융사와의 협력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의 기회를 모색하고 리테일 금융상품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10월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그룹'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크레딧 기반 상품개발과 운용에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앞서 9월에는 초고액자산가 대상 해외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 강화를 위해 미국 부동산 자문 및 자산관리 회사 '알시온 그룹'과의 MOU를 체결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이고 있던 IB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거둔 한편 고객들에게 시장 상황에 맞는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영업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