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에 사는 A씨는 조인(JOYN)이라는 메신저가 있다는 것을 알고 호기심에 설치를 했다. 카카오톡에는 없는 다양한 기능과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부모님과도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A씨는 며칠 지나지 않아 조인을 사용하지 않게 됐다. 주변에 조인을 사용하는 친구가 많지 않아 제대로 대화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부모님과의 대화는 기본 제공되는 무료문자로도 충분했다.
A씨의 스마트폰에는 이미 마이피플, 틱톡, 라인 등 여러 메신저 어플이 깔려 있지만 카카오톡에 밀려 용량만 차지하는 신세다. 조인 역시 그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SK텔레콤과 KT, LG U+가 카카오톡에 대항하기 위해 야심차게 발표한 메신저 '조인'이 위기를 맞고 있다. 출시 1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넘으며 인기를 끌던 초반 기세와 달리 이용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인의 전체 다운로드 횟수는 약 200만 정도이지만 실제 이용자 수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모처럼 의기투합했던 통신3사는 조인의 부진에 매우 당혹스러운 눈치다.
올레톡을 포기하고 조인에 올인한 KT가 미련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지만 SKT와 LG U+는 이미 관심을 거둔지 오래다. 통신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조인을 위한 서비스 개발이나 홍보활동 역시 전무하다.
조인의 부진은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조인이 다른 메신저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포인트는 ‘2G폰 SMS와의 호환’이다. 2G폰 유저에게는 메시지를 보낼 수 없는 카카오톡의 단점을 해결한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인구가 1천600만 명을 넘어섰고 올해 말에는 전체 휴대폰 이용자의 50%가 스마트폰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2G폰과 호환된다는 것은 그다지 큰 이점이 아니다.
우리나라 통신요금제의 구조상 기본 문자가 매달 100개에서 300여 개 정도 제공되기 때문에 2G폰으로 보내야 하는 문자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여기에 조인을 런칭할 때 발표한 ‘6월 이후 유료화’ 방침은 그나마 관심을 갖던 이용자들마저도 등을 돌리게 하는 최악의 한 수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2G폰에 문자를 보내기 위해 유료 메신저를 사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SKT가 뒤늦게 ‘5월까지 가입자는 평생 무료’라는 정책을 내놓았지만 큰 성과를 보지는 못했다.
한 통신 관계자는 “메신저 어플을 문자의 대체품으로만 보는 구세대적 발상으로는 스마트폰 세대의 니즈를 파악할 수 없다”며 “조인이 활성화되려면 유료화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카카오톡처럼 꾸준한 업데이트와 새로운 기능 개발이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경제/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