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어코드 2.4 iVTEC 시승기>
혼다 어코드 하면 국내에는 혼다라는 브랜드 가치 때문에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일제 패밀리 세단이다.
소비자들은 일본차 하면 꼼꼼한 마무리와 완성도등을 연상하곤 한다.
이번에 혼다 어코드를 시승하면서 이 차량이 지닌 장점과 국내 패밀리 세단이 배워야 할 점이 무엇인가에 포커스를 맞췄다.
시승하기 전에는 뭔가 잔뜩 기대했었다. 그러나 막상 타 본 결과 뭔가 김빠진 콜라를 마시는 기분이라고 할까?
일본 차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깨졌고 국산 차량의 기술력을 느끼는 계기도 되었다.
나름대로 혼다 어코드만의 장점도 있었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또 국산 차보다 성능이 좋다는 느낌이 별로 없었다.
사실 이 차는 평범한 일본의 패밀리 세단이다. 그래서 중형 세단과 간헐적으로 비교를 하면서 내용을 전개하도록 하겠다.
차량 가격은 3,490만원. 가격상으로는 그랜져3.3나 SM7과 비교할만 하다. 그러나 실제 성능, 차량 전반의 규모 및 옵션 등을 보면 그랜져나 SM7 같은 차량과 비교하기는 레벨이 맞지는 않는다. 국내 2.0 세단과 그 클래스를 비교하는 게 공정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제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거의 맹신론에 가까운 편이다.
일부 해외 명차들을 제외하고는 국산 차의 품질과 성능, 디자인이 이미 일본 차량에게 꿀리지 않을 정도로 발전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제부터 혼다 어코드의 시승기를 시작한다. 본론에 들어가면 국내 중형 세단과 간헐적인 비교를 해 보겠다.
< 주행 코스 및 주행 방법 >
수도권 도시외곽 순환 고속도로와 서울시 및 경기도 각종 위성 도시를 주행.
신차를 인도 받자마자 휘발유를 가득 주유하고 주행했다. 기름이 바닥이 될 때까지 고속도로 주행 80~140km/h, 국도 주행 70~100km/h로 달리며 이 차량의 성능과 연비 등을 측정해 보았다.
< 익스테리어 >
전반적으로 일본 승용차의 외관을 훑어보면 크게 거부감이 들지 않는 느낌이 든다.
역사적으로나 민족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와 일본은 상당한 개성의 차이가 존재한다. 반면에 동부 아시아의 유교권 문화에 속했던 민족인 만큼 본능적으로 그 디자인이 낯설지 않다.
일본 차량의 디자인에 대한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거부감은 많지 않은 편이다.
우리나라 브랜드로 출시되어도 어색하지 않을 디자인.
패밀리 세단으로의 중후함과 경쾌함이 어우러진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뭔가 색다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외관의 디자인을 보면 국산 승용차는 유하면서도 선의 미학을 살린 반면, 일본 승용차는 선을 살렸지만 약간은 날카로운 이미지가 있다.
이번에 시승한 혼다 어코드 2.4 모델도 평범한 우리나라 패밀리 세단 같기도 하지만, 전반부의 날카로운 이미지와 중후하면서도 경쾌한 느낌의 측면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일본 차량을 보는 느낌이었다.
특히 사무라이의 눈빛을 연상케 하는 헤드라이트 디자인은 특유의 일본 차량의 느낌이 들게 한다.
하지만 헤드라이트 주변의 차체 마무리는 의외로 엉성한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에어로파츠 형 범퍼도 하단부가 생각보다 견고하지 못한 데다 지상도도 낮은 편이어서 약간의 퀄리티 부족을 느끼기도 했다.
< 인테리어 >
도어를 열고 실내에 앉아 보았다.
일단 스마트키 장착 차량이 아니어서 약간의 허전함을 안고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고 라이트도 켰다.
실외와 달리 전면 센터페이시아(실내 앞부분)을 보면 국산 차와 사뭇 다른 구조를 취하고 있다.
국산 중형 세단의 전면 센터페이시아는 곡선으로 마무리하면서 수직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 차량은 대쉬보드 상단에서 시작해서 하단으로 이어져 오는 부분이 경사가 져 느낌부터 달랐다.
그리고 공조기 버튼들이 다채롭게 펼쳐져 있어 뭔가 옵션이 많은 느낌이 들기도 하였지만 실제로는 국내 차량과 옵션의 차이가 별로 존재하지 않았다. 그만큼 생각보다 버튼을 용이하게 축약시키지 못하고 산만하게 배열한 부분은 디자인에 대해 깐깐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후한 점수는 받기 어렵다는 느낌이 든다.
센터페이시아 상단에는 기기조작용 작은 모니터가 있는 데, 산만하게 펼쳐진 공조기 스위치와 거리감도 있어 주행 중에 스위치와 모니터를 쳐다보기에 불편했다.
대쉬보드 디자인이나 편리성은 국산 차량의 손을 들어 주고 싶다.
특히 혼다 어코드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막연하게 높은 인지도와 달리 보이는 곳은 나름대로 국산차와 비교하여 손색이 없지만, 보이지 않거나 지나치기 쉬운 곳은 오히려 뒤 떨어지는 느낌이 포착되었다.
전면의 센터페이시아 구조가 산만하다. 엉성한 마감과 강성을 지닌 도어 부분 마무리도 흠이라면 흠이다. 2열 뒤로 스피커가 존재하는 부분에는 흡음 기능이 떨어지는 플라스틱 소재가 그대로 드러난다. 마무리가 기대 이하다.
오디오 시스템을 작동시켜 라디오를 청취해 봤다. 생각보다 전파 수신이 썩 좋지도 않았다. 그저 그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1열의 헤드레스트는 2열에서 충격을 전달될 질 경우 탱탱한 느낌이 들지만 충격에 의해 살짝 밀리는 현상이 있다. 이 부분은 교통 사고 발생 시 2열 탑승객이 1열 헤드레스트에 부딪힐 경우 충격을 완화해 줄 것으로 본다.
[↑↑↑ 측면 사이드 커튼 에어백 위치 확인 ]
전면 에어백은 물론이고 사이드 커튼 에어백이 장착되어 있어 안전도가 충실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3,490만원씩이나 주고 사는 차량에 당연히 있을 기능으로 본다.
2열 중앙의 안전벨트는 2점식이 아닌 3점식으로 마감했다. 유아용 시트 장착을 위한 시설도 잘 구비해 두었다.
[↑↑↑ 유아용 시트 걸이 장치 ]
반면에 후미 윈도우 부분에 뜨거운 햇볕을 차단할 뒷 좌석 커튼이 없었다.
기어 봉을 보면 기본적인 오토 미션 차량 셋팅을 하였지만, 수동 겸용이 아니어서 필요할 때 뭔가 빠진 허전한 느낌이 든다.
또한 국내 차량에도 있는 그 흔한 후방 감지기도 없어 주차할 때 상당히 신경이 쓰였다.
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이 전무한 관계로 새 차인 데도 불구하고 벌써 뒷 범퍼에 스크래치를 당한 흔적이 있었다.
골목길에서 후진하여 나올 때나 방향을 전환할 때는 상당히 뒷부분에 신경이 쓰인다.
간단한 주차보조 시스템이지만 불편한 느낌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또한 2열 찬정부분이 너무 낮아 키 큰 사람이 앉아 있기에는 답답한 구석이 있다.
1열 천정은 운전하기에 부담없는 높이인데, 특이한 것은 1열 천정에 손잡이가 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요철을 넘어설 때 진동에 의해 머리에 콕콕 닿아서 이 부분의 위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썬루프가 끝나는 2열 천정은 다시 위로 올라가 공간을 확보했는데, 외관의 매끄러운 디자인에 의해 실내가 간섭을 받은 부분이 느껴진다.
다만 썬루프의 안전 장치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실내 공간성과 매치된 개방성은 쏘나타 트랜스폼이나 로체 이노베이션, 토스카 수준이었다. 오히려 공간성과 개방성은 이들 국산 차량이 앞선 느낌이 있다.
< 성능 >
혼다 어코드2.4 iVTEC 엔진은 180마력에 22.6토크의 2,400cc의 엔진이다.
국내 2.0 세단 중에서 쏘나타 트랜스폼과 로체 이노베이션은 각각 163 최고 마력에 20.1 최대 토크, SM5의 뉴임프레션은 143 최고 마력에 20 최대 토크, 토스카 L6는 144 최고 마력에 19.2 최대 토크을 보인다.
언뜻 보면 국내 2.0 세단과 비교해서 마력과 토크 면에서 약간 우위에 있다.
쏘나타2.4 모델과 로체2.4의 경우 179 최고 마력, 23.5 최대 토크로 어코드2.4와 마력은 비슷하지만 토크 면에서 우위를 점한다.
이것은 일단 메이커 측에서 제시한 제원표에 불과하다.
실제로 그 느낌은 어떠한가?
실제로 운행해 본 바로는 어코드2.4 iVTEC 차량은 국내 2.4 리터급 세단과 비슷한 제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파워보다는 연비쪽에 포커스를 맞춘 셋팅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차량의 움직임이 쏘나타 트랜스폼이나 로체 이노베이션처럼 경쾌하지는 않다. 가속 또한 국내 2.0 세단보다 훌륭하다는 느낌이 들지도 않는다.
가속 페달을 지긋히 밟고 꾸준히 속도를 올리자 변속에 따른 차량의 울컥거림이 쉽게 느껴졌다. 국산 세단과의 견줘 나은 점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어 변속 타이밍에 따른 울컥거림이 나타났다. 중속과 고속 영역대에서도 고르게 RPM을 유지하기 보다는 경박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2.4 엔진에서 나오는 파워는 기대 이하였다.
언덕 주행시 연하게 느껴지는 파워도 기대 이하였다.
심지어는 '엔킹 카포탈' 이창근 기자의 프라이드 디젤 오토 차량을 따라가면서 동시에 풀스로틀을 하여 성능의 차이를 느껴보았는데, 프라이드 차량이 갈수록 멀어져 어코드 2.4 차량의 배기량에 걸맞지 않은 성능에 실망감이 들었다.
쏘나타 트랜스폼 2.0, 로체 이노베이션 2.0 등을 탈 때와 무엇이 나은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엔킹 카포탈' 이창근 기자의 프라이드 디젤 오토 차량을 따라 가며...]
정차 중에 D모드 또는 에어컨을 파워를 올리자 핸들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특히 에어컨 풍속을 높일 경우 전해져 오는 미세 진동과 이 상태에서 가속은 저 배기량 차량 수준이었다.
이러한 D모드와 에어컨 파워 모드의 진동은 최근에 기아자동차가 출시한 로체 이노베이션 2.0 차량 수준을 밑돌았다.
엔진은 2.4 리터급이지만, 국내 2.0 세단 같은 가속력을 보였다. ECU 프로그램도 연비 모드로 셋팅된 듯한 느낌이 든다.
차량을 시승하자마자 휘발유를 가득 주유하고 기름이 바닥 상태(Empty: 일명 엔꼬)가 될 때까지 운행하며 트립 컴퓨터를 보았다.
어느 정도 바닥 상태에서 주유한 휘발유의 양은 62.71리터였는데, 필자가 주행한 거리는 고작 434.3km였다.
파워나 가속감을 느낄만한 차량이 아니었기에 고속 위주로 주행을 하지도 않았으며, 평균 주행 속도가 80~120km/h 사이를 오 갔는데, 이 연비는 좀 실망스러웠다.
[↑↑↑ 가득 주유하고 보인 연비가 조금 실망감을 주었다.]
국내 2.0 세단은 출퇴근 때 정지와 출발을 무수히 반복하는 실정에 맞추어 초기 가속을 상당히 경쾌하고 말끔하게 설정하고 중고속 영역대로 성능을 이어가도록 되어 있다. 혼다 어코드2.4의 경우는 그다지 경쾌하다고 않으면서 주행감이 그다지 끌리지 않는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처음부터 연비 모드로 주행을 유도해야 제 연비가 나올듯 싶지만, 국내 도로 현실이 그걸 얼마나 받아 줄지가 의문이다.
최고속도 영역을 살펴 보자. 수도권 도시외곽 순환고속도로에서 주행 방해를 받지 않으면 뛰어난 가속은 아니지만 꾸준히 속도가 상승해 200km/h까지 올라간다. 탄력을 받아 좀더 끌어올리면 220km/h에 도달한다.
고속 영역은 기어비와 최고속도 리밋을 조금 넉넉하게 설정한 느낌이 든다.
< 승차감 및 소음, 진동 >
진동 및 소음 면에서 좀더 실망스러웠다.
주행 중 느껴지는 승차감과 자세를 유지하는 부분을 우리나라 세단과 비교하면 로체 이노베이션과 흡사한 느낌이 든다.
약간의 좌우 롤링이 존재하지만 그 출렁임이 크지 않고 안정감이 들면서도 소프트함이 적절히 베어있어 안락함을 매치한 느낌이 든다.
어코드와 로체의 차이점이라면 로체가 다소 좀 더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시하는 반면 어코드는 조금 딱딱한 느낌이 든다.
혼다 어코드의 경우 엔진음이 조용한 반면 노면음과 진동이 거슬리는 대목으로 포착됐다. 주행 중 진동과 소음이 운전자의 좌우 귓가에 공명음을 이루는 느낌이 들어 소음에 관대한 필자로서도 상당히 거북스러운 느낌이 강했다.
쏘나타 트랜스폼은 경쾌한 가속을 보이는 반면에 저속에서의 부밍음을 발생할 때도 있다. 로체 이노베이션의 경우는 혼다 어코드의 가속음과 비슷하면서도 노면의 소음과 진동이 어느 정도 절제되어 있다.
[↑↑↑ 웨더스트립 고무가 꼼꼼하게 설치되어 있다.]
창문쪽에 풍절음과 외부 소음을 잡아주는 웨더스립 고무는 대비가 잘 되어 있는 편이었는데, 문제는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진동으로 의미가 희석되었다.
차량에서 내려 타이어를 보았다.
쏘나타 트랜스폼 2.0의 경우 94H급으로 혼다 어코드2.4와 같은 급인 데도 오히려 어코드 쪽이 노면 소음과 진동에서 실망스러운 부분이 존재하였다.
어코드는 휠 하우스에 간단한 커버가 보강이 되어 있지 않았다. 국산 차들보다도 노면의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느낌이 더 컸으며, 차량 하부의 잔 진동에 대해서도 신경이 거슬렸다.
위에서 언급한 바대로 최근에 시승한, 승차감과 주행감이 비슷한 로체 이노베이션의 경우 엔진음은 어코드처럼 마일드하지만, 노면음과 잔 진동도 부드럽게 처리됐다. 반면 어코드는 좀 실망스러웠다.
어코드의 공기압을 측정해보니 공기압이 40을 넘어 갈 정도로 탱탱한 상태였다.
이는 수입 할 때 장기간 운송 및 보관 상태에 대비해서 신차에 끼워진 타이어의 원형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래서 운전석 도어 하단에 있는 권장 버전에 따라 공기압을 30에 맞춰 빼 보았다.
그리고 다시 주행을 해보았지만 여전한 노면 소음과 진동이 실망스러웠다.
[↑↑↑ 튜닝샾 '가레트'에서 '엔킹 카포탈' 이창근 기자와 차량 분석 및 공기압을 조절하는 장면 ]
< 결론 >
혼다 어코드는 해외에서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외제 차량이다.
다수의 소비자들은 일본차에 대한 막연한 신뢰와 기대를 갖고 있다.
그리고 막연히 국내 차량의 성능과 품질이 뒤진다고 생각한다.
여러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를 서핑해 보면 툭하면 국산차를 사지 말고 외제차를 사야한다는 식의 주장을 전개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존재한다.
하지만 혼다 어코드2.4에 대해서는 차 값에 걸맞는 칭찬을 하고 싶지 않다.
지금의 혼다 어코드2.4는 배기량 우위에도 불구하고 쏘나타, 로체, 토스카, SM5 2.0 세단과 견줘 뚜렷하게 앞선 성능을 느낄 수 없었다.
외제차라고 막연히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성능과 품질이 돈 값을 하는지 냉철하게 저울질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3천490만원이면 국내에서도 좋은 2.0 세단 풀옵션을 사고도 천만원 가량의 돈이 남게 된다.
그리도 그 남은 돈으로 주행하는 동안 자동차 세금, 자동차 보험, 일부 유지비를 충당하며 넉넉하게 쓸 수 있다.
한국 시장을 겨냥해서 판매할 차량이라면 혼다는 생각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존재했다.
혼다 어코드2.4 브랜드 파워는 강하다. 주로 브랜드 파워에 의지해 판매를 할 것이 아니라 기능과 성능, 품질 등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세심하게 신경을 쓰면 좋을 것 같다.
☞ '엔킹 카포탈'(www.carpotal.net)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의 주요 콘텐츠로 6월말 공식 오픈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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