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AS 시 기술료(공임비)가 과도하다는 소비자 불만은 해소되지 않는 가전업계의 고질적인 민원이다.
소비자들은 출장비와 달리 기술료는 어떻게 책정돼 있는지 알 수 없다 보니 덤터기를 썼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불만 속출에도 제조사들은 AS 상황이 워낙 다양해 기술료를 일괄적으로 공개하기 어렵고 자체 프로그램에 수리내역을 입력하기 때문에 부풀려 받을 수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리기사가 방문 전 소비자가 문의 시 대략적인 기술료 등 예상 수리비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이 경우에도 실제 비용은 현장에서 정확한 상황을 살핀 뒤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24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캐리어, 위니아, 코웨이, SK매직, 쿠쿠 등 대부분 가전업체들에서 수리비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수리 시간이 매우 짧은 데도 불구하고 기술료가 과도하게 산정됐다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전제품의 AS비용은 출장비, 부품비, 기술료가 더해진다. 출장비는 보증기간이 지난 경우 기사 방문 시 제품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비용이다. 업체, 휴일 여부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1만8000원~2만6000원에 형성돼 있다. 부품비는 말 그대로 부품 교체 시 소요되는 비용이다.
그러나 기술료는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책정되는지 명시돼 있지 않아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사고 있다. 수리 소요 시간, 난이도 등을 감안해 산정하는 수준이라는 것만 알려진 상태다.
업체들은 내부 기준에 따라 기술료 가격이 책정돼 있지만 제품과 부품이 워낙 많고 사안마다 내용이 달라 정해진 가격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자동차 엔지니어들은 연륜, 능력에 따라 기술료 가격이 달리 책정되나 가전업체의 경우 작업자에 상관없이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이 워낙 많다 보니 기술료 기준표를 기재하면 소비자가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 있다. 소비자가 원할 경우 안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출장 기사가 수리 내역과 시간을 모두 공개한 뒤 기술료를 안내하기 때문에 부풀려 청구할 수 없다. 자체 금액 책정 프로그램이 있어 절대 비용을 과도하게 청구할 수 없다”고 전했다.
업체들은 AS를 받기 전 고객센터 상담원이나 엔지니어 방문 전 상담을 통해 대략적인 금액은 사전에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자가 삼성전자와 LG전자 각 사 고객센터에 세탁기, TV 문제점을 설명한 후 예상 수리비용을 문의하자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두 업체 고객센터 모두 제품 모델번호와 증상을 토대로 비용이 어느 정도 책정될 지 안내했으며 산정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각 사 홈페이지 챗봇을 통해서는 구체적인 기술료에 대해 알 수 없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챗봇에서 수리비용에 대해 문의했을 때 직접적인 제품 상태 후 산정되기 때문에 바로 안내가 어렵다고 나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