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4일 최근 중국의 한 촬영가가 백두산 천지에서 무리지어 헤엄치는 "정체불명의 생물체"를 찍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조선(북한) 어류학계의 전문가들은 그 정체에 대해 대충 짐작이 간다고 한다"고 전했다.
북한 국가과학원 생물분원 산하 동물학연구소의 김리태(77) 박사는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그 생물체는 "천지 산천어일 것"이라며 자신이 과학원(현 국가과학원) 자연조사연구소 실장이던 1960년 7월30일 백두산에 올라 9마리의 산천어와 16마리의 붕어를 직접 넣은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김 박사에 따르면 북한의 어류학계는 "100만년의 백두산 자연 역사상 처음으로 천지에서 물고기 이식 사업을 진행"해 1960년 이후 여러 차례 산천어와 붕어, 버들치, 종개, 참붕어 등을 천지에 넣었다.
김 박사는 그 결과 백두산 천지와 같은 화산재 호수에서도 어류 서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하천형 산천어가 인공적으로 천지에 이식된 다음 고립된 생태적 환경에서 적응, 순화되면서 호소(湖沼)형 산천어로 종이 분화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1960년 처음으로 두만강 산천어를 천지에 옮겨 넣은 후, 종종 천지에서 몸길이가 보통 15~20㎝인 산천어보다 3~4배 이상 큰 초대형 산천어를 잡았다고 보도해왔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이 변종 산천어를 '천지 산천어'로 명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박사는 인공적으로 화산 호수에 놓인 산천어가 바람에 날려온 곤충과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수십년간 엄혹한 기상기후 및 수문학적 조건에서 그 모습을 변화시킨...종래 없었던 새로운 생태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00년 세대 번식을 거쳐온 천지 산천어를 시험적으로 측정한 바 있다"면서 당시 산천어의 크기는 85㎝, 중량은 7.7㎏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수심 깊은 곳에 서식하는 천지 산천어들을 전부 측정하지 못했지만, 이보다 더 큰 산천어가 있을 것"이라며 "중국인 촬영가가 말한 물범을 연상시켰다는 생물체는 틀림없이 천지산천어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중국 어류학계와 연계 하에 천지에 생식하는 생물체에 대한 과학적인 판명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최근 목격담이 잇따르는 천지의 생물체를 '티엔츠과이과이(天池怪怪)'로 이름짓고 백두산 관광 홍보를 위한 마스코트로 활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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