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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항공사 '서비스'가 왜 이래? 불만 봇물 터져...숙박앱은 취소·환불 민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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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항공사 '서비스'가 왜 이래? 불만 봇물 터져...숙박앱은 취소·환불 민원 집중
[소비자민원평가-여행·항공·숙박] 아고다 불만 쏠려
  • 송혜림 기자 shl@csnews.co.kr
  • 승인 2023.09.1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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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가 본격화된 2023년 상반기 소비자 민원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여행사, 항공사, 호텔예약사이트 등 관련 민원은 크게 늘어났고 화장품, 생활용품, 인테리어 등 민원은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유통은 온라인몰이 다양화, 세분화되며 민원도 꾸준히 증가 추세인 반면 전통 유통채널인 백화점, 홈쇼핑 등은 민원 유입이 줄었다. 상반기 동안 소비자고발센터에 제기된 소비자 민원을 업종별로 분석했다. [편집자 주]

# 경남 창원에 사는 양 모(여)씨는 6월 9일 필리핀 세부로 여행을 떠나며 아고다에서 숙소를 예약했다. 항공 일정상 새벽에 도착해 호텔에서 푹 쉴 기대로 들떠 있었으나 프론트에서는 양 씨의 예약건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급히 아고다 측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연결되지 않았고 호텔에서 이용가능한 방은 터무니없이 비싸 묵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양 씨는 "숙소에 묵지 못해 노숙자 신세였다. 다음날도 아고다 고객센터와 통화하느라 아무 일정도 소화하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 인천 부평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계획하며 오픈마켓에서 하나투어 세부행 항공권을 구매했다. 출국을 나흘 앞두고 아버지가 사고를 당해 입원하자 이 씨는 항공권 취소를 위해 여행사 고객센터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여행사는 취소 수수료 3만 원을 입금하면 항공권 전액을 환불해 주겠다고 답했다. 이 씨는 “일주일이나 늦게 회신이 온 것도 황당하지만 취소 수수료가 어떻게 책정됐는지 설명도 없고 입금부터 하라는 고객센터의 태도에 화가 났다”고 꼬집었다. 

인천에 사는 양 모(여)씨는 제주에서 출발해 김포공항에 도착하는 제주항공 항공권을 예약했다. 당일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던 중 5~10분 탑승이 지연됐다는 안내를 받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시간이 또 지연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결국 김포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10시를 훌쩍 넘겨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웠다. 항공사는 셔틀버스를 준비했지만 김포공항을 경유해 강남과 강북, 강서 방면으로 가는 노선뿐이었다. 양 씨는 “서울이 집이 아니기에 사비를 들여 택시타고 갔다”며 “택시비 5만 원이 없었다면 어린 아들과 공항에서 노숙할 뻔 했다”고 토로했다.

# 전북 고창에 사는 장 모(남)씨는 여기어때를 통해 광주에 위치한 한 호텔을 예약했다. 숙박 당일 입실 후 화장실로 샤워하려 들어 간 장 씨는 바닥에 널려 있는 초록색 유리 조각에 발이 찔려 상해를 입었다. 피를 헹궈내려 샤워기를 틀었지만 물도 나오지 않아 호텔 카운터에 항의해 방을 바꿨다. 그러나 새로 바뀐 방에서도 일회용 비품 주머니에서 먹다 남은 감자튀김이 나오는 등 불결한 상태였다. 장 씨는 “호텔 주인은 청소 직원이 깜빡하고 비품을 재사용했다는 황당한 설명을 하더라”며 “숙박앱 브랜드만 믿고 방을 예약했는데 이렇게 더러울 줄 몰랐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엔데믹이 본격화되며 올해 상반기에는 여행사와 항공사, 호텔예약사이트를 이용한 소비자들의 민원이 그야말로 폭풍처럼 쏟아졌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여행사와 항공사, 숙박앱 민원을 분석한 결과, 여행사와 항공사는 '서비스'에 소비자 불만이 쏠렸고 호텔예약사이트는 '환불·취소'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 여행사는 하나투어 41.2% 민원 집중...항공사는 제주항공, 숙박앱은 아고다
 

하나투어·모두투어·노랑풍선·인터파크투어·참좋은여행 등 대표 여행사 5개사 중에선 하나투어의 민원 점유율이 41.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인터파크투어(24.8%), 모두투어(15%), 노랑풍선(15%)이 두자릿수 비율로 나타났고 참좋은여행은 3.9%로 가장 낮았다.

하나투어의 경우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7.1% 증가한 1654억 원으로 여행사들 중 가장 덩치가 커 민원 역시 다수 제기됐다. 여행업계 2, 3위를 다투는 모두투어와 노랑풍선의 상반기 매출은 각각 810억 원, 419억 원이다. 노랑풍선은 모두투어와 매출 차이가 두 배에 달하지만 민원은 비슷하게 집계돼 민원 관리가 아쉬운 수준으로 평가된다.

항공사 8곳(대한한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서울) 중에선 제주항공이 25.5%로 가장 높은 민원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어 티웨이항공(17.3%), 아시아나항공(15.5%), 진에어(14.5%), 에어부산(11.8%), 대한항공(10%), 에어서울(4.5%), 이스타항공(0.9%)이 뒤를 이었다.
 

가장 높은 민원 점유율을 기록한 제주항공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은 7920억 원으로  항공업계 1, 2위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보다도 민원 점유율이 크게 높아  민원 관리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별도 매출은 각각 6조7312억 원, 3조254억 원이다.

제주항공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민원 점유율을 기록한 티웨이항공의 경우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320.2% 증가한 6449억 원으로 집계됐다. 티웨이항공은 업계 5위 수준의 매출 규모를 비춰볼 때 민원 관리 측면에선 역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숙박플랫폼 7곳(야놀자·여기어때·아고다·호텔스닷컴·익스피디아·부킹닷컴·에어비앤비)의 민원 점유율을 살펴보면 아고다가 39.7%로 가장 높았다. 야놀자와 여기어때도 각각 23.1%, 22.3%로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 뒤로는 에어비앤비(5.7%)와 호텔스닷컴(4.3%), 부킹닷컴(3.7%), 익스피디아(1.1%)가 비교적 낮은 수준의 민원 점유율을 기록했다.
 


아고다는 해외OTA 특성상 고객센터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숙박 취소·환불 등 민원 처리가 어렵다는 불만이 폭증한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은 3220억 원으로 숙박앱 중엔 월등히 높아 이를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을 받는다. 다만 여기어때의 상반기 매출은 1574억 원으로 야놀자의 절반 수준이지만 민원 점유율은 비슷해 민원 관리가 다소 미흡했다는 분석이다.

◆ 여행사·항공사는 서비스 불만 폭주...숙박앱은 취소·환불 어려워

민원 유형별로 살펴보면 여행사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서비스(28.8%)와 환불·취소(26.8%)에서 가장 많은 불만을 토로했다.
 


주로 고객센터 연결 지연으로 필요한 응대 서비스를 받지 못해 항공권이나 여행 상품 등의 취소·환불을 하지 못했다는 불만으로 이어졌다. 일부 여행사는 고객센터는 물론 온라인 1:1 문의, 챗봇까지 문의량이 몰리며 응대가 지연돼 길게는 1주일 넘게 연락이 닿질 않았다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다.

수수료(20.3%)와 관련된 불만도 적지 않았다. 패키지여행 상품 출발일을 수개월 남은 상황에서도 취소 수수료를 물리거나 사전에 7일 내 무료취소라고 안내 받았으나 여러 부가 조건을 달아 수수료를 떼는 일도 다반사였다.

선택관광(9.8%), 계약 불이행(7.8%)에 대한 불만도 뒤를 이었다. 여행 상품 내 선택 관광이 없다고 사전에 안내받았으나 현지 여행 중 쇼핑몰 방문을 강요받거나, 원래 계약했던 숙소나 여행지와 전혀 다른 장소를 방문했다는 피해가 잇따랐다.

항공사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서비스(32.7%)에 대한 불만이 가장 컸다. 소비자들은 주로 기내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마일리지 소멸, 항공권 등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 받았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또 수수료(30.9%)에 대한 불만도 집중됐다. 항공권 예약 취소 및 변경할 시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물린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항공권에 이름 등 탑승자의 정보를 잘못 입력해 수정하는 수수료도 과도하다는 불만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항공권과 수하물은 동일하게 민원접수율 8.2%를 기록했다. 수하물의 경우 비행기에 실었던 캐리어가 손상되거나 짐이 분실되는 등 피해를 입었지만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소비자 피해가 눈에 띄었다.

마지막으로 숙박앱은 취소·환불(61.4%)에 과반이 넘는 불만이 집중됐다. 아고다, 부킹닷컴 같은 해외OTA의 경우 고객센터의 응대 지연으로 제때 숙소 취소·환불을 받지 못했다는 불만이 쇄도했다.
 


야놀자, 여기어때 등 국내OTA의 경우 숙박 결제 당일 취소하려보니 규정을 이유로 환불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불만이 가장 많았다. 특히 여름엔 폭우 등의 천재지변으로 숙소까지 이동이 불가능했음에도 환불받지 못한 사례도 많았다.

서비스 항목은 숙박업체와 소비자 사이 분쟁이 발생했을 때 중개 플랫폼이란 이유로 분쟁 해결에 뒷짐을 졌다는 불만이 많았다. 숙박업체가 일방적으로 숙박을 취소하거나, 숙소 청결을 이유로 숙박 당일 취소하려보니 거절당했다는 등의 분쟁이 발생했을 때 플랫폼 측에서 방법이 없다며 방관하는 일이 다발했다.

예약(7.6%) 항목은 숙박 업체의 중복 예약으로 숙박 당일 입실조차 하지 못했다는 피해가 제기됐다. 허위·과대 광고(5.7%)는 숙박앱에 올라 온 숙소 사진과 실제 방문한 숙소 내부가 딴판이었다는 문제가 단골로 접수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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