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지난 6일 발생한 '삼성증권 우리사주 배당 착오 입력 사고'의 1차적 원인을 일반주주에 대한 현금배당과 다른 우리사주 배당 입력시스템의 문제로 꼽았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일반 금융사고 차원을 넘어 주식거래시스템상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사고 주체인 삼성증권은 물론 이를 감독해야할 금융당국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감원은 9일 오전 삼성증권 우리사주 배당 착오 입력 사고와 관련된 공식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사고의 1차적 문제로 회사 차원의 내부통제 및 관리시스템 미비로 인한 인재로 보고 있다.

주식배당 입력 오류 발생시 이를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내부 통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았으며 관리자가 이를 확인하고 정정하는 절차 또는 감시기능도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사고 발생 하루 전 삼성증권 담당직원이 주식배당을 잘못 입력하고 최종 결재자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승인했음에도 다음날 오전까지도 오류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주식 착오 입고가 실행되는 내부통제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금감원은 삼성증권이 자체적으로 배당이 이뤄진지 1분 뒤였던 9시31분에 입력 오류를 인지하고도 실제 잘못된 주문을 차단하는데 까지 37분이 소요되는 등 위기대응도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증권 직원 16명이 당일 9시35분부터 10시5분까지 30분 간 착오 입고 주식 중 501만주를 주식시장에서 매도했는데 회사 측이 착오주식 매도금지를 공지한 9시45분 이후 20분 간 추가 매도가 이뤄진 것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심각한 도덕적 해이도 발생했다고 금감원은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번 사고의 근본적 원인으로 우리사주 배당 입력시스템과 주식거래시스템 문제를 꼽았다.

현재 일반주주에 대한 현금배당은 예탁결제원 확인 절차를 거친 뒤 지급되지만 우리사주 조합원에 대한 현금배당은 예탁결제원을 거치지 않고 발행회사가 직접 업무처리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장 증권회사가 실제 발행되지 않은 주식을 착오 입력해 입고될 수 있는 시스템상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것.

주식거래시스템 상으로도 발행 주식수(8900만 주)를 초과하는 수량(28억1천만 주)의 주식물량이 입고되어도 시스템상 오류가 확인되지 않고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문제도 지적됐다.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발행되고 매매체결까지 이루어지는 등 주식거래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문제를 노출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에 대해 결제이행 과정에 대한 특별점검과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이후 전체 증권회사와 유관기관 등을 대상으로 주식거래시스템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다.

우선 9일 오전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를 면담하고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과 철저한 사고 수습을 주문하는 한편 10일까지 삼성증권에 직원을 파견하여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즉시 시정 조치를 할 계획이다.

또한 투자자 보호 및 주식거래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11일부터 19일까지 7영업일간 삼성증권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사고 원인부터 수습과정, 관련 전산시스템 및 내부통제 체계의 운영실태와 투자자 피해 보상 대책 마련실태도 면밀히 살펴본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달 중 배당을 예정하고 있는 상장 증권사에 대해 배당처리시 내부통제를 철저하게 하는 등 사고예방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