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을 위한 직급별 체류 기간을 폐지하고 연공서열을 없앤 게 이번 인사 제도 혁신안의 골자다.
삼성전자는 29일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하며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변화를 이끌기 위한 인사제도와 조직문화 혁신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우선 승진을 위한 직급별 표준체류기간을 없앴다.
기존에는 부장급(CL4)에서 5∼7년이 지나야 임원 승진이 가능했는데, 이번 혁신안으로 연차, 나이 상관없이 성과가 인정되면 바로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다.
임원 직위도 단계를 줄였다. 전무와 부사장을 부사장으로 통합했다. 젊은 경영진을 빠르게 육성하기 위한 ‘삼성형 패스트 트랙’이다.
이 부회장의 이번 인사 혁신안은 삼성이 제조업에서 벗어나 ‘전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뉴 삼성’을 지향했다는 평가다.
인사 혁신안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부서원의 협업 기여도를 서술형으로 평가하는 ‘피어(peer·동료) 리뷰’는 시범 도입한다. 이 경우 등급 부여는 없다. 팀원들과의 시너지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게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무한 경쟁만을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 승격 관련 정보는 부서장과 본인만 볼 수 있고, 매년 3월 공식 승격자 발표도 폐지했다. 경쟁에 따른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최소화 하겠다는 조치다.
회사 인트라넷에 표기된 직급과 사번 정보를 삭제해 업무와 연관성이 없는 ‘아래위 구분’도 없애기로 했다. 부서장과 업무 진행에 대해 상시 협의할 수 있도록 ‘수시 피드백’과 우수 인력이 정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시니어 트랙’ 제도도 도입된다.
같은 부서에서 5년 이상 근무하면 다른 부서로 이동 자격을 부여하는 사내 FA 제도도 시행된다.
이번 인사 혁신안은 이재용 부회장이 강조해온 인재 경영 방침과 현장에서 나온 임직원 목소리가 상당수 반영돼 만들어 진 것으로 전해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