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금을 요구했다는 사실 하나로 모든 잘못이 소비자의 몫이 되나요?"
제품에서 벌레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가 보상금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블랙컨슈머로 몰리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남 통영 미수동의 이모씨는 얼마 전 식사 중에 K사의 물티슈를 사용하려다 티슈에 납작하게 눌러 붙은 벌레를 보고 깜짝 놀랐다. 19개월 아들이 줄곧 사용해온 제품이라 걱정스럽고 찜찜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물티슈 뒷면에 기재된 제조사의 소비자센터로 연락해 상황을 전하자 택배로 보내달라고 안내했다. 화가 난 이씨가 "아이가 수개월간 이 제품으로 온 몸 구석구석을 닦았다. 직접 찾아와 사과하기는 커녕 택배로 보내라는 게 말이 되냐?"고 따지자 잠시 후 책임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책임자는 사과의 의미로 제품을 보내겠다고 했지만 이씨는 이를 거절하고 제품공정자료와 해명서를 가지고 직접 방문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책임자는 황당한 듯 웃으며 업무가 많아 다음 주중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씨는 시간끌기라는 의심이 들어 빠른 시일내 방문을 요청하며 벌레 찍은 사진을 메일로 접수했다. 며칠 후 메일에 기재된 남편의 회사주소로 사전안내 없이 동일 제품이 배송되어 왔다.
곧바로 반송하고 전화로 항의하자 "정 싫으면 주변에 선물하라"고 배짱을 부렸다. "나도 쓰기 싫은 제품을 선물하라니 어이없다"고 반박하자 "그럼 배송비도 아까우니 차라리 버리라"며 감정적으로 맞받아쳤다.
소비자로서 피해보상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고 싶었던 이씨는 "벌레를 본 이후 아이에게 전에 없던 알레르기 증상이 있었다. 이 제품 때문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적정한 보상을 요구했다.
책임자는 상부와 상의 후 연락하겠다고 해 이씨는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하지만 결국 몇 푼 안 되는 돈에 양심을 판 거 같단 생각에 보상금을 포기하고 대신 문제를 공론화시키기로 결정했다.
재차 연락을 했으나 책임자가 부재중이라 직원에게 "보상금이 필요 없다"는 내용을 정확히 전해줄 것을 요청하고 이후 구입한 쇼핑몰과 인터넷 까페 등에 사진과 글을 올렸다.
하지만 그날 오후 이씨의 계좌에 30만원이 입금된 뜻밖의 사실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돈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업체 측으로 연락하자 회사측 담당자는 "보상금을 요구한 전화내용을 녹취한 자료가 있으며 보상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피해를 입혔으니 책임을 져야한다"고 위협했다.
이씨는 "없는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고 물품 구입하는 다른 소비자에게 정보차원에서 게시한 내용이 뭐가 문제인 건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보상금을 원한 것은 사실이지만 입금 전에 보상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무턱대고 입금하고 이렇게 협박을 당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억울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의정부 양주에서 통영까지 직접 방문해 제품 수거를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당해 이물질이 유입경위는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이물질이 나온 적이 없어 당황스러웠지만 정중히 사과하고 협의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소비자는 무조건 보상금만을 요구했고 입금이 된 이후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 이물질에 대한 조사는 거부하면서 여러 곳에 비방의 글을 게시해 '손해배상'에 대해 언급한 적은 있지만 협박이라는 건 지나친 억측"이라고 답변했다.
현재 회사는 이씨로부터 30만원을 돌려받았으며 손해배상에 대한 법적절차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저건 정말 너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