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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잃고 두 달 새 800만원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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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잃고 두 달 새 800만원 날려"
<대학생 다단계 체험기>"취업 미끼 물어..죽을 맛"
  • 김미경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12.09 08:07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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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미경기자] 대학생 겨울 방학이 시작되면서 다단계 사기가 다시 판을 치고 있다.

더욱이 대학생들의 경우 최근 최악의 경기침체로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일확천금'으로 현혹하는 다단계에 대한 유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꼬임에 빠져 잘못 다단계 수렁에 빠질 경우 친구도 잃고 돈도 날리는 인생의 '막장'을 경험하게 된다.

다단계에 발을 들여 놨다가 창창한 앞길을 망치고 깊은 후회로 땅을 친다는 눈물겨운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지만 워낙 교묘한 상술에 피해자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부산 반송동의 박모(22)씨도 최근 다단계 사기에 빠져 '인생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고통을 겪은 사연을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눈물로 호소했다.

박씨는 얼마 전 서울에 사는 친한  대학교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요즘 취업이 너무 힘들어 큰일 났다고 사회적 이슈를 내세우며 박씨의 안부를 물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다니는 직장 얘기를 살짝 꺼냈다. 

친구는 “세계적인 와인회사에 다닌다. 연봉은 2800만원이고 복리후생도 잘 되어 있다. 외국계 기업이며 홈페이지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대학교 4학년인 박씨에게 좋은 일자리라며 “서울로 올라오라”고 제안했다. 

방학을 맞아 계절학기 수업으로 현장실습을 하고 있었기에 간절히 취업을 원했던 박씨는 친구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실제 홈페이지까지 검색해봤기 때문에 친구의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박씨가 수락하자 친구는 “취업은 거의 확정적이니까 방을 구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문을 연 뒤 “사원용 오피스텔이 있다. 보증금이 3000만원인데 1000만원은 회사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2000만원은 반반씩 부담하자!”고 말했다. 

박씨는 집에 겨우겨우 말해 1000만원을 받고 큰 꿈을 갖고 올라갔다. 

서울로 올라온 다음 날 친구는 “사실 그 회사 아니고 다른 회산 데 거기도 정말 괜찮다”며 “나를 믿느냐”고 말했다.

친구를 믿었기에 '제이xxx'라는 회사로 가게 됐고, 무슨 교육을 들어야 한다기에 ‘설명이나 한번 들어보자!’ ‘회사에 대해 알아보자!’라는 심정으로 별 의심 안 하고 강의에 참석했다. 

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400명 이상 돼 보였다. 첫날에는 건강보조식품, 다이어트식품, 화장품, 지갑 등 물건들을 소개했다.

둘째 날에는 강사가 피라미드 그림을 보여주며 “실적이 최악의 경우에도 성공할 수 있다. 실현이 오래 걸릴 뿐이다. 믿고 위의 사람들이 하라고 하는 대로 하면 된다. 이 일은 절대  불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말하는 성공은 월 1000만원을 받는 지부장이라는 직책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그다음부터는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계속 소개했다. 

그 뒤 “이 일을 하려면 포인트가 필요하다. 최하 포인트가 250이라 350만원어치 물건을 구입해야 한다”며 물건을 사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박씨는 2000포인트가 되면 팀장으로 직급이 오른다는 말에 650만원어치 물건을 구입했다. 지점장은 6000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교육을 받은 지 2~3주가량이 지나자 “일을 하려면 친구를 데려와야 한다”고 했다. 

그때서야 친구가 서울로 올라오게 만들었던 대화 내용이 모두 짜져 있는 걸 알게 됐다. 교육을 받으면서 친구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모든 멘트가 정해져 있다는 것은 알지 못했던 것.

부전화부터 취업 얘기가 나오기까지의 통화를 ‘중요통화’라고 해서 상위직급자가 ‘안녕’이라는 인사말부터 이름 있는 회사에 다닌다고 말하는 부분까지 모두 적어주고 그대로 말하게 했다. 

상위 직급자들과 이어폰으로 연결해 같이 들으며 그대로 전달하는지 감시까지 했다.

박씨 역시 그들이 시키는 대로 다
섯 명의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2명의 친구들이 서울로 올라왔지만 회사까지 데려가지는 못했다. 짜여 있는 거짓말을 차마 끝까지 할 수 없었던 것. 

박씨는 결국 한 명도 회사에 데려가지 못한 채 한 달 반 만에 그곳을 나오게 됐다.

박씨는 “모두 짜인 멘트라는 것을 안 순간 친구에게 큰 배신감을 느꼈다. 그러나 한번 믿고 물건까지 사게 된 마당에 열심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임했지만  정말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어 그곳을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서울에 올라올 때 집에서 받은 1000만 원에서 물건 사고 서울에서 지내면서 쓴 돈 등등 지금은 250만 원가량 남았다. 부모님께는 차마 사실대로 말을 못한 상태다. 인생을 포기할 정도로 마음이 무겁고 죄스럽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친구 잃고, 돈도 잃고, 그 2달이란 시간 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정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9월 전국에 거주하는 대학생 11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학생들의 다단계판매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 중 13%가 다단계판매와 접촉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접촉경로는 친구를 통한 접촉이 45%로 가장 높았고, 선배(33.3%), 후배(2.1%) 순이었다.



다단계판매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금전적 손실(34.2%)이었으며 그 외 인간관계 파괴(34.1%), 경제관 왜곡(19.4%), 학업소홀(10%) 등이 꼽혔다.

또 다단계판매원으로 활동했던 대학생 중 54.5%는 자신이 가입했던 회사가 시·도에 등록된 회사인지조차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다단계와 관련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자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녹색소비자연대에 위탁해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다단계판매 피해예방요령과 불법 다단계판매 대처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판매원으로 가입하기 이전에 자신이 가입하려는 회사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공정거래위원회 또는 시ㆍ도지사에게 등록한 업체인지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사진▲ 한 취업 박람회에 학생들이 길게 줄을 서 입장하고 있다.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일확천금'으로 유혹하는 대학생 다단계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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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우 2008-12-10 10:17:23
나 살자고 친구 피빨아먹는...
정말 다단계 ....
너무 하지 않나요..
사회초년생 구슬려서 돈뜯어내는 수작이네요...
정말 이분 맘고생...부모님 맘고생...정신적고통이 ....
이런부분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있었으면 하네요

대한민국짜자자자작 2008-12-10 04:30:00
대한민국짱
역시대한민국!!언젠선진국이라면서
선진국에서이런좋은경험시켜주시고선진국확실합니다.
>

2008-12-09 23:11:40
신고 해야죠...
혼자 당하면 됩니까? 형사건 민사건 간에 신고할수 있는 모든 곳에 신고하고 그 회사 건물 앞에서 1인시위라도 하십시요.. 그리고 그 친구는 찾아가서 사지를 토막썰어버린담에 튀겨가지고 똥개들의 밥으로 줘야함...

임동현 2008-12-09 22:24:37
누가 세상물정을 모르는건지 잘 판단해라
븅신 찌질이들

123 2008-12-09 20:56:17
ㅡㅡ
좋은경험은개뿔 돈많은놈들에게나 좋은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