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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복싱 영웅' 파퀴아오, '골든보이' 호야에 8라운드 TKO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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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복싱 영웅' 파퀴아오, '골든보이' 호야에 8라운드 TKO승
  • 스포츠연예팀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12.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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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국민 주먹' 매니 파퀴아오(30)가 `골든 보이' 오스카 델라 호야(35.미국)를 무너뜨리고 아시아 복싱의 위력을 전 세계에 떨쳤다.

파퀴아오는 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에서 열린 호야와 웰터급(66.68㎏) 논타이틀전(12R)에서 8회 TKO승을 거뒀다.

파퀴아오는 `21세기 최고의 복서'라는 명성을 더욱 떨치게 됐지만 복싱과 사업을 병행해온 호야는 은퇴 위기로 몰렸다.

작지만 빠른 다윗이 크지만 느려빠진 골리앗을 꺾었다.

키가 168㎝에 불과한 왼손잡이 파퀴아오는 플라이급(50.8㎏)에서 출발해 1998년 세계복싱평의회(WBC) 타이틀을 따냈고, 2001년 슈퍼밴텀급(55.34kg), 지난 3월 슈퍼페더급(58.97㎏)에 이어 6월 WBC 라이트급(61.23kg)에서 세계 정상에 오르는 등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4체급 타이틀을 석권했다. 하지만 라이트급(61.23㎏) 위에서는 뛰어본 적이 없는 경량급 복서로 이번 경기를 웰터급으로 치르기 위해 두 체급(5.65㎏)을 올렸다.

반면 호야는 키가 10㎝ 이상 큰 179㎝이고 슈퍼페더급(58.97㎏)에서 출발해 라이트.라이트웰터.웰터급.슈퍼웰터급, 미들급(72.57㎏) 타이틀을 차지한 대표적인 중량급 복서다. 허리에 찬 챔피언 벨트는 모두 10개에 이르고 특히 최근 7년간은 슈퍼웰터급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지난해 5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1.미국)에게 판정패한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호야는 메이웨더의 은퇴로 재대결이 무산되자 몇 체급 아래의 파퀴아오를 대타로 점찍어 권토중래를 노렸다.

전문가들이 압도적으로 호야의 우세를 점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내용은 전혀 달랐다.
파퀴아오는 1회부터 한 방을 노리는 호야의 느린 주먹을 여유 있게 피하며 왼손 펀치를 꽂아넣었고, 7회 중반부터 호야를 코너로 몰아넣고 난타를 퍼부었다. 파퀴아오의 좌우 훅에 이은 스트레이트가 얼굴에 터지자 왼쪽 눈 아래가 부풀어오른 호야는 양손 가드를 올린 채 도망치기에 바빴다. 파퀴아오가 7회에 45방의 펀치를 꽂아넣은 반면, 호야의 주먹은 4방에 불과했다.

8회엔 파퀴아오의 우세가 더 분명해졌다. 호야는 8회초 반격을 시도했지만 정타는 한방도 작렬하지 못한 채 오히려 파퀴아오의 역공에 걸려 그로기 상태로 몰렸다. 호야는 다운당하지 않고 버틴 게 고작이었다.

8회가 끝나고서 왼쪽 눈이 거의 감긴 호야는 경기를 계속할 의지를 잃어버렸고, 결국 9회가 시작되기 전 기권을 선언했다. 심판 3명 중 2명은 1∼8회 내내 파퀴아오의 우세라고 판정했고, 다른 1명은 5회에만 호야에게 더 많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파퀴아오는 승리가 확정되자 감격에 겨운 듯 자신의 코너에 무릎을 꿇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지만 경기 후 호야에게 "당신은 아직도 내 우상"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호야는 "아니, 당신이 내 우상이다"라고 답했고, 취재진에게 "감량으로 배가 고프고 힘도 없다. 나도 애를 썼지만 파퀴아오의 빠른 발을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호야는 TV인터뷰에서 "내 심장은 더 뛰길 원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은퇴를 시사했다.

호야는 이번 패배로 39승(30KO)6패가 됐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호야가 프로 복싱 16년간 KO패를 당한 것은 2004년 9월 버나드 홉킨스에게 졌을 때를 포함해 이번이 두 번째다. 파퀴아오는 48승(36KO)3패2무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경기는 입장권과 유료 TV중계권 등을 포함해 총 1천700만 달러 이상의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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