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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 방지용 어린이 양말에도 유해물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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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 방지용 어린이 양말에도 유해물질이
獨 18개제품 조사… 한국선 기준은 커녕 테스트 한번 안해
  • 백상진 기자 psjin@consumernews.co.kr
  • 승인 2006.12.19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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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든지 기어오르고 또 넘어지기도 잘하는 어린이들이 주로 착용하는 이른바 ‘미끄럼 방지용 양말’의 상당수에 PVC 등 유해물질이 다량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유해물질은 접촉, 마찰 등을 통해 마루바닥이나 소파 등으로 묻어 나오고, 다시 피부나 입을 통해 체내로 흡수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 때문에 독일 등 유럽은 유해물질이 들어있는 장난감이나 어린이 용품은 판매가 오는 2007년부터 금지키로 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규제 기준도, 시장 조사도, 시험 방법도 없어 유해물질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유해물질 관리가 엄격하기로 유명한 독일의 외코테스트(www.oekotest.de)지는 최근 자국 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어린이 미끄럼 방지용 양말 18개 제품에 대한 유해물질 검출 여부를 테스트했다.

    시험 결과 양말의 바닥 전체에 미끄럼 방지용 물질을 입힌 11개 제품이 연화제를 필요로 하는 PVC가 함유된 플라스티졸을 사용했다.

    또 4개 제품은 페놀성 연화제인 ASPE가 검출됐다. 이 물질을 사용해 제조된 제품 중 2개 제품에서 인유기 성분(TPhP)이, 2개 제품에서 환경호르몬 추정물질인 DEHA가 각각 나왔다.

    ‘좋다’고 판정받은 제품은 6개 정도에 불과했다.

    전체적으로 자연산 면 외에 폴리아미드나 폴리에스테르 성분이 약 20~50%를 차지했다. 떠 미끄럼 방지용 양말의 유연성을 위해 대부분 25%의 엘라스탄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독일 환경청은 연화처리된 PVC 대신 다른 대체물질을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앞서 독일은 지난 1999년부터 36개월 이하 어린이 용품 제조에 6개의 프탈라트 성분 연화제의 사용을 금지해왔다. 내년부터는 프탈라트 외에 3가지 물질이 더 추가된다.

    외코테스트지는 “테스트 결과를 볼 때 법적인 강제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끄럼 방지용 물질로 실리콘을 사용해 제조된 제품을 구입하고, 실리콘으로 제조되지 않은 제품은 사용하기 전에 꼭 세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끄럼 방지용 양말에 대한 규제기준도 없고, 시장조사나 유해물질 테스트도 한번 시행되지 않았다.

    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원 환경자원분석센터 이학주 과장은 “과거에는 값싸고 성형이 용이한 PVC를 많이 사용했지만 점점 실리콘, 폴리우레탄 등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수출용은 미국, 유럽 등 외국 바이어들이 자체 기준으로 PVC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미끄럼 방지용 양말에 대한 유해물질 관리 기준이 없고, 시장조사나 시험이 한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며 “국내에서 유통되는 양말의 일정 부분은 여전히 PVC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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