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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방범망, 가짜총에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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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방범망, 가짜총에 `화들짝'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1.1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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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달성군에서 15일 발생한 농협 총기 강도 사건의 범인들이 장난감 화약총을 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지점의 허술한 방범 체계가 도마위에 올랐다.

    이번 농협 총기강도사건의 경우 범인 2명이 지점에 들어오자마자 바닥에 총을 쏜 뒤 폭음에 놀란 직원들을 위협해 불과 40여초 만에 현금 440여만원을 챙겨 달아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인이 총을 쏜 자리를 수차례 감식했지만 탄두와 탄피, 탄흔을 찾지 못해 범행에 사용된 총이 가짜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가짜 화약총에 지점의 방범망이 쉽게 뚫린 셈이다.

    강도가 든 달성군 옥포면 농협 지점은 대구 외곽 지역에 있는데다 청원경찰이나 경비원을 두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직원들이 총소리에 많이 놀란 상태라 범인들이 손쉽게 위협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만일 청원경찰과 같은 전문 방범 인력이 현장에 있었다면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 측도 예산과 인력 등의 문제로 고객이 적은 외곽 지점까지 청원경찰을 투입하기가 곤란했다고 해명했다.

    더군다나 이 지점이 자구책으로 마련한 방범 체계도 매우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 책상 아래에 야구방망이, 가스총, 전기충격기 등을 갖춰 유사시 쓸 수 있도록 한게 고작이지만 이마저 사건 당시 총소리에 놀라 책상에 엎드려 있던 직원들에겐 '무용지물'에 불과했다.

    범인들이 돈을 챙겨 미리 세워둔 승용차에 올라타자 지점의 한 직원이 뒤늦게 야구방망이를 들고 차량을 쫓아갔지만 차 뒷유리를 부쉈을 뿐 범인의 도주를 막지는 못했다.

    경찰서, 사설 경비 업체 등과 연결된 비상벨도 효과가 없기는 마찬가지 였다. 당시 범인들은 직원들에게 총부리를 들이대며 '비상벨을 누르지 마라'고 위협, 간단하게 조기 신고를 막았다.

    농협 측은 경제적 이유로 이 지점의 방범 조치를 허술하게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건이 난 지점은 현금 도난에 대비해 2억5천만원 상당의 보험을 들었으며 하루에 취급하는 현금이 1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강도가 들어도 보험 한도 내에서 처리할 수 있어 비싼 경비 인력을 굳이 쓸 이유가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한 경찰 고위 관계자는 "연말연시 특별방범기간 등에 맞춰 외곽 지점에 자체 방범 인력을 갖출 것을 권고하지만 이에 대한 강제 규정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농협 관계자는 "사건이 난 장소는 외곽 지역의 소규모 지점이라 비상벨을 설치하고 직원들에게 방범 훈련을 시키는 등의 조치로도 충분히 대처할 것으로 봤다"며 "경비요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에 인력 충원을 하는 등 방범 체계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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