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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심판 '횡포'..정재성-이용대 코트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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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심판 '횡포'..정재성-이용대 코트 철수
  • 장의식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1.2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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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드민턴 사상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한 선수단이 심판 판정에 반발해 코트에서 철수한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세계랭킹 4위인 남자복식의 간판 정재성-이용대(이상 삼성전기) 조는 23일 밤 중국 광저우에서 벌어진 중국오픈배드민턴 슈퍼시리즈 8강전에서 중국의 궈첸동-시에총보(세계랭킹 13위)조를 맞아 세트스코어 1-1인 가운데 마지막 3세트에서 심판들의 편파 판정이 극에 달하자 경기를 포기하고 코트를 나왔다.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불리는 한국 배드민턴이 국제대회에서 판정에 불만을 품고 철수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사건이다.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인 정-이 조는 이날 주심과 선심, 라인맨이 모두 중국인들로 구성된 상황에서 경기 초반부터 심판들의 극심한 장난에 시달렸다.

   배드민턴 규정상 서비스를 넣을 때 라켓이 허리높이 이상 올라오면 안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정-이 조는 무려 5개의 서비스 폴트와 리시브 폴트 1개를 당했다.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는 고비마다 심판들이 중국에 유리한 판정을 내리면서 결정적인 포인트를 6개나 허용한 것이다.

   그럼에도 정-이 조는 1세트를 16-21로 내준 뒤 2세트는 21-18로 따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그러나 3세트 16-16으로 맞선 상황이 되자 중국 심판들이 노골적으로 중국 선수 편들기에 나섰다.

   16-16에서 한국은 이용대의 드라이브 샷이 눈에 확연할 정도로 상대 코트에 떨어졌지만 라인맨이 어이없이 아웃을 선언했다.

   정-이 조는 주심에게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오히려 경고만 먹고 말았다.

   이어 중국의 궈첸동은 서비스를 넣을 때 라켓을 허리 높이를 훨씬 지나 가슴 높이까지 쳐들어 강력한 드라이브를 날려 이내 19-16으로 달아났다.

   한국 벤치는 주심에게 명확한 서비스 폴트라고 항의했지만 전혀 받아들이지 않자 더 이상 정상적인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선수들이 코트에서 불러 들였다.

   김중수 대표팀 감독은 "과거 중국에서 열린 대회도 편파 판정이 심하긴 했지만 이번처럼 극심한 경우는 처음이다. 우리 선수의 정상적인 서비스는 폴트라고 잡고 중국 선수는 아예 서비스를 가슴에서 스매싱처럼 날리는 데도 문제없다고 하니 어떻게 경기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날 정-이 조는 경기에 앞서 유니폼도 시비가 됐다.

   한국과 중국 선수 모두 우연히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것. 대회 규정에는 대진표상 위에 이름이 적힌 선수에게 우선권이 있어 한국 선수들이 유니폼을 갈아 입어야 했다.

   문제는 주심이 "10분 안에 갈아 입지 않으면 몰수 게임을 선언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이에 김중수 감독은 "배드민턴 규칙서를 들고 나가 유니폼 때문에 몰수게임을 선언하는 규정이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강조했다.

   국제대회는 외국 심판들을 초청해 자국 선수들 경기에 투입하는 것인 관례지만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심판 초청을 최소화하고 자국 심판들을 대거 기용해 경기 시작 전부터 작심을 하고 한국 선수 기죽이기에 나선 것이다.

   김 감독은 "내년 베이징올림픽 때도 주심과 선심은 몰라도 라인맨은 모두 중국 사람들이 나설 공산이 큰 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김학석 대한배드민턴협회 실무부회장은 "선수들이 오죽 화가 나고 답답했으면 철수했겠느냐"며 "선수단이 돌아오면 경위를 보고받은 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에 강력하게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 부회장은 "이번 대회도 문제지만 내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중국의 편파 판정이 계속될 까 큰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함께 경기를 치른 남자단식의 박성환(강남구청)은 덴마크의 케네스 요나센을 2-1(21-14 19-21 21-16)로 꺾고 4강에 오른 반면 여자단식의 전재연(대교눈높이)은 중국의 루란에게 0-2(13-21 15-21)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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