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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울리는 한정판 굿즈 마케팅…기업 멋대로 운영에 불만 '와글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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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울리는 한정판 굿즈 마케팅…기업 멋대로 운영에 불만 '와글와글'
한정판 재출시하거나 재고 소진으로 헛걸음 일쑤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05.24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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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수량 이미 동났는데 예매는 계속 서울 광진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인기만화인 '귀멸의 칼날' 애독자로 지난 달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에서 진행한 도서 선착순 증정 이벤트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영화관들은 지난 달 24일부터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예매 관람자 대상으로 '귀멸의 칼날 0권: 렌고쿠 제로' 도서를 선착순 증정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도서를 갖고싶은 마음에 이벤트 시작 당일 두 번째로 상영되는 영화를 예매해 도서 수령에 무리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으나 관람을 마치고 돌아온 답변은 첫 번째 상영에서 이미 소진됐다는 것이었다. 김 씨는 "준비 수량이 총 몇 권인지, 지점별로 총 몇 권이 분배됐는지 예매 전 안내가 미비했다"면서 "준비 수량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예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한정판이라 힘들게 샀는데 소진 후 추가 판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박 모(남)씨는 모바일 게임 '쿠키런'을 좋아하는 자녀들을 위해 지난 달 초 엔제리너스가 쿠키런과 협업해 한정판으로 선보인 '천사맛 쿠키 머그'를 부지런히 구하러 다녔다. 노량진과 여의도, 대방, 영등포 일대 엔제리너스 매장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았고 마침내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노력은 금세 무색해졌다. 엔제리너스 측은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굿즈 추가 물량을 제작해 재출시한다고 밝혔다. 박 씨는 "한정판이라고 해서 힘들게 구했는데 또 다시 한정판이라며 추가 판매를 한다고 광고했다. 추가 판매를 할 거라면 한정판이라고 하면 안 되는 게 아니냐. 한정판이 아니였으면 비오는 날에 고생하며 시간을 뺏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어이없어 했다.

소비자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기업들이 내놓은 '한정판 굿즈(Goods)' 프로모션이 미흡한 운영으로 소비자 불만을 사고 있다.

프로모션 내용이 구매 루트별로 상이한데 안내를 상세하게 하지 않는다거나 준비 수량이 충분치 않은데도 구매를 유도하는 식이다. 한정판이라며 판매해놓고 재출시하는 일도 흔한 사례가 됐다.

굿즈란 상품 또는 제품을 뜻하는 'goods'에서 유래한 말로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각종 분야 콘텐츠를 활용한 파생 상품을 의미한다. 프로모션으로 판매되는 굿즈는 대개 한정판이다 보니 '품절 대란'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대다수 굿즈 프로모션이 기간과 선착순이라는 정보만 안내할 뿐 첫 번째 사례와 같이 준비 수량 등의 주요 정보를 게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매장마다 굿즈 소진 속도도 다르다. 어떤 매장은 조기 소진되는 반면 어떤 매장은 재고가 넉넉한 상황이 벌어진다. 방문하고자 하는 매장에 미리 문의하지 않는다면 재고 소진으로 헛걸음을 할 수도 있다.

소비자들은 한정판 굿즈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부실한 운영은 아랑곳 않고 구매욕을 자극하고 매출을 올리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유통업계는 한정판 굿즈 프로모션에 대한 소비자 불편사항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초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선보이는 데다 '한정판'이라는 희소성을 고려하면 최소한의 정보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대다수 프로모션이 제품 또는 서비스 구매 시 무료 증정으로 기획돼 금전적 피해도 드물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정판 굿즈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프리미엄이 붙어 고가에 판매되는 점에 대해선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CJ CGV 측은 "해당 굿즈는 개별 영화 굿즈로는 역대 최대 수량으로 제작됐으며 극장별 상황에 따라 100~200개가량 한정 수량으로 지급했다. 영화 예매 후 관람한 뒤 현장에서 지류 티켓을 제시하면 선착순으로 굿즈를 지급했으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기가 많다 보니 영화를 관람하고도 굿즈를 받지 못한 고객들이 다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 측은 "잘 팔려서 재판매를 하는 게 아닌 판매 수량과 소진 시기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소진된 탓에 추가 제작을 검토하게 됐다. 게임사와 제휴해 진행하다보니 타깃 연령대를 예상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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