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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 퀵, 픽업 지연·추가요금 민원 잇따르지만 '중개업자'라 책임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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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 퀵, 픽업 지연·추가요금 민원 잇따르지만 '중개업자'라 책임없어?
  • 김민국 기자 kimmk1995@csnews.co.kr
  • 승인 2021.10.26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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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16일 '카카오T 퀵'을 통해 30만 원 상당의 인삼을 부산에 있는 부모님께 보내기로 했다. 고속버스 택배를 통해 오후 1시30분까지 부산터미널로 보내면 현지 퀵배송기사가 인삼을 찾아 배달하기로 약속했다. 약 9000원의 요금이 청구됐다. 예정 시간보다 1시간이 지나 퀵기사가 픽업을 완료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 씨는 픽업 물건을 퀵기사에게 제때 전해주지 못했다는 이유로 2만 원의 추가 요금을 물어야 했다. 이 씨는 "터미널에서는 1시30분에 차질없이 하차했다는데 퀵기사가 1시간이 지나 찾았다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 카카오T도 중개자라 직접 간섭하긴 어렵다더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21일 업무상 중요한 수하물을 오후 5시까지 급히 받기 위해 카카오T 퀵서비스를 이용했다. 대기하던 중 25분이 지났을 무렵 배정됐던 퀵 배송 기사가 일방적으로 접수를 취소했다. 계획에 차질이 생긴 김 씨는 퀵기사에게 항의했지만 어떠한 보상도 해줄 수 없다면서 나몰라라 했다. 카카오T 고객센터에 연락해봤지만 마찬가지였다. 김 씨는 “카카오라는 브랜드를 보고 다른 퀵 배송보다 비싼 값을 주고 신청했는데 기사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손해를 보게 됐다”며 분노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선보인 '카카오T 퀵' 서비스가 픽업 사고와 추가요금 부과 등으로 소비자 불만을 사고 있다.

‘카카오T 퀵/택배’는 지난 7월 카카오 모빌리티가 출시한 서비스다.

카카오T 앱을 통해 퀵/택배 2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택배 부문은 협력사인 한진택배가 담당한다. 퀵 서비스는 일반인들이 운전면허 등 자격증을 통해 간단한 인증을 거친 뒤 바로 활동할 수 있다.

기사들은 전용 앱을 통해 호출 받으면 도보, 자전거, 오토바이, 승용차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물품을 배달한다. 특히 이용자가 물품을 기사에게 약속한 시간에 전달하지 못할 경우엔 10분당 2000원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등 기사 혜택이 많아 지난 6월 기사 사전 모집 때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하지만 전문 퀵기사가 아닌 일반인도 활동하면서 서비스의 전문성과 품질에 소비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카카오T 퀵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피해를 입었다는 소비자 불만이 왕왕 올라오고 있다.

퀵 기사의 실수 등으로 물건을 제 시간에 픽업하지 못했는데 시간 지연에 따른 추가요금을 억울하게 물게 됐다는 불만이다. 기사가 일방적으로 신청을 취소해 피해를 봤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배송 과정에서 물품이 파손됐다는 불만도 나왔다.

각종 커뮤니티에도 “메모에 적힌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았다”, “당초 예상 시간보다 배송이 훨씬 더 오래걸렸다”는 등 카카오T 퀵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특히 소비자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카카오모빌리티 고객센터에 항의해도 해결을 보지 못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중개업자라는 이유로 해결은커녕 적극적인 중재도 없다는 불만이다.

카카오T 퀵/택배 유의사항에는 '법적고지'로 '(주)카카오모빌리티는 해당 서비스의 중개자로서, 퀵 및 택배서비스 제공자가 아닙니다. 퀵 및 택배서비스와 관련한 의무와 책임은 거래 당사자인 각 서비스 제공자에게 있습니다'라고 고지하고 있다.
 

▲ 커뮤니티에서 소비자들이 카카오T 퀵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 커뮤니티에서 소비자들이 카카오T 퀵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문제 발생 시 매뉴얼에 따라 처리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기사들이 사용하는 ‘픽커’ 앱 내의 안내 메뉴를 통해 서비스 에티켓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교육도 의무적으로 진행 중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보상받기 어렵다는 소비자 주장과 달리 물품이 배송 과정에서 파손됐을 때는 ‘영업배상 책임보험’에 따라 이용자에게 보상한다고 전했다.

일반 퀵 서비스가 아닌 택배 관련 사항은 한진택배의 내부 약관에 의거해 운영되고 있기에 직접적으로 해결에 나서고 있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협력사와의 핫라인을 통한 소통 강화로 문제를 사전 예방하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에도 고객 문의 시 서비스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상세히 안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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