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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치매약 개발 현황은?...아리바이오·일동제약 '순항', 젬백스앤카엘·메디포스트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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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치매약 개발 현황은?...아리바이오·일동제약 '순항', 젬백스앤카엘·메디포스트 '주춤'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10.29 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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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승인된 바이오젠(Biogen)의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에 이어 에자이·바이오젠 '레카네맙'과 일라이 릴리 '도나네맙'이 동일 계열 치매 약물로 추격전에 나선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치료제 개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아리바이오(대표 정재준)와 일동제약(대표 윤웅섭)이 앞서 가고 있는 반면, 젬백스앤카엘(대표 김상재·송형곤)과 메디포스트(대표 양윤선)은 개발작업이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바이오의 다중표적·다중기작 치매 약물인 'AR1001'은 2상을 완료하고 현재 미국 3상을 앞두고 있다. AR1001은 국내 치매 후보물질 가운데 임상 단계로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이 개발하는 천연물 기반의 'ID1201'은 국내 3상 개시를 준비 중이며 브이티바이오(VTBIO, 대표 이승원)가 체내 필수 면역세포 중 하나인 조절 T세포를 이용해 개발하는 'VT301'은 국내 1상에 진입해 있다.

이와 반대로 젬백스앤카엘 GV1001의 국내 3상 진입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신청 반려로 계속 미뤄지고 있다. 메디포스트 뉴로스템도 1/2a상에서 나타난 1차 평가변수 미달로 개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아리바이오는 기존 단일표적·단일기작이 아닌 다중표적·다중기작으로 AR1001을 개발 중이다. 알츠하이머병 원인일 가능성이 높은 경로들을 약물 하나로 한 번에 잡는다는 전략이다.

치매 치료제로 첫 승인을 받은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을 비롯해 릴리 '도나네맙',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개발 중인 치매 신약 '레카네맙' 등 수많은 치매 약물이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타깃으로 개발되며 임상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AR1001의 미국 2상은 현지 임상센터 21곳에서 12개월간 진행됐다. 회사에 따르면 첫 6개월 시험에서 환자 173명을 상대로 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고, 이후 6개월간 115명을 대상으로 연장 시험을 진행해 전반부보다 더욱 뚜렷해진 효능을 확인했다.

아리바이오는 올 연말에 미국 3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제출하고 내년 1분기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리바이오 정재준 대표는 "현재는 치매 치료제로 개발 중인 AR1001의 글로벌 2상을 마무리하고, 3상 진입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일동제약이 개발 중인 치매 신약후보물질 'ID1201'은 국내 3상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ID1201은 멀구슬나무 열매인 천련자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한다. 알파세크레타아제(효소)를 촉진해 베타아밀로이드 생성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ID1201 국내 2상은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의료기관 26곳에서 2014년 시작돼 2019년 4월 종료됐다. 결과 데이터는 목표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8월 경증 알츠하이머병 환자 1449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3상을 승인받았다. 

일동제약 측은 "3상이 중단된 것은 아니며 준비 중인 상황이다. 의료기관 선정, 대상자 모집 등 임상시험을 위한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브이티바이오는 T세포의 일종인 조절 T세포(Treg)를 이용한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세포 치료제로 'VT301'을 개발 중이다. VT301은 치매를 일종의 면역질환으로 인식해 체내에 존재하는 조절 T세포를 외부에서 특정 조건으로 배양한 후 다시 넣어주는 면역 세포치료제로, 지난해 9월 국내 1상을 승인받았다.

브이티바이오는 "전 세계 최초로 진행되는 조절 T세포의 치매 임상 시험"이라면서 약물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외 미토이뮨테라퓨틱스, 엘피스셀테라퓨틱스, 휴사이온, 오토텍바이오, 다임바이오, 에이앤엘바이오, 넥스모스, 환인제약 등은 정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해 치매 치료제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 가운데 1상 연구를 목표로 제출된 과제를 보면 미토이뮨테라퓨틱스의 'ROS/Ca2+조절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뇌염증을 개선하는 미토콘드리아-표적 치매 치료 후보물질 1상 승인', 엘피스셀테라퓨틱스의 '성상인자 다량 분비 성상교세포로 분화 유도된 치료효능 강화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혈관성 치매 세포치료제 개발 및 허가용 기업주도 Ⅰ/Ⅰ/Ⅱa 임상시험계획 승인', 휴사이온의 '알츠하이머 치료용 천연물 의약품 개발을 위한 비임상 및 1상 연구'가 있다.

젬백스앤카엘과 메디포스트는 임상 일정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 상태에 놓였다. 

젬백스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GV1001'의 국내 3상 진입을 앞두고, 시험 환자 수가 적은 점, 1차 평가변수가 부적절한 점, 치료 기간을 1년 이상으로 설정해야 하는 점 등의 사유로 인해 IND 승인이 올해 4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반려됐다. 미국 2상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중단됐으며 연내 임상을 속개하겠다는 계획이다. 

메디포스트가 알츠하이머병 줄기세포치료제로 개발 중인 뉴로스템은 1/2a상에서 1차 평가변수인 ADAS-Cog(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 변화량이 위약군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일시적으로 뇌척수액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수치 등이 감소했으며 투여 후 24주째 관찰에서 아밀로이드 침착이 위약군에 비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메디포스트는 일부 유의미한 수치를 확인한 데 힘입어 연구 설계를 보완해 개발을 재개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예상 치료효능물질 분비가 증가되는 소견을 확인했으나 비교적 짧은 시험 기간 내 인지기능개선 유무를 확인하기는 힘들었다. 추후 적절한 질병 단계와 평가기간 설정, 효능 강화 등을 보완해 치매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라이 릴리는 미국 현지시간 10월 26일 FDA에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한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도나네맙(Donanemab)'의 신약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현지시간 9월 28일 FDA에 아두카누맙·도나네맙과 동일 계열의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카네맙(Lecanemab)' 신속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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