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제품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애플은 고장 나 이용하지 못한 기간에 따른 피해 보상도 제시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편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소비자고발센터와 애플 이용자 대표 커뮤니티 ‘아사모’ 등에는 아이폰 초기 불량인데 단말기 재고가 없어 새 제품으로 교체까지 한 달 이상 기다리라고 안내받았다는 소비자 불만이 다수 제기됐다.
소비자고발센터(goso.co.kr)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에 는 남 모(여)씨의 경우 지난 9월 말 아이폰16프로(Pro)를 사전 예약 구매했다. 단말기 수령 다음날부터 패닉풀 현상(Panic-fool, 불특정한 강제 재부팅)이 발생해 애플 공식 수리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서비스센터에선 남 씨의 단말기를 ‘기기 불량’으로 판단하고 새 제품으로 교체해 주겠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10월 초 ‘재고가 없다’며 기다리라던 서비스센터는 이후 한 달 뒤엔 11월 초에나 재고가 확보될 거라고 말을 바꿨다.
남 씨는 “애플이 불량품에 대한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았단 게 이해되질 않는다”면서 “불량 단말기 교체 시기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어떠한 보상도 제시하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남 씨가 구매한 아이폰16 프로 화이트 티타늄(512GB) 제품은 현재 재고가 없어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선 출고 예정일이 2~3주로 지연된 상태다. 상위 모델인 아이폰16 프로맥스(Pro Max)의 경우 출고 예정일은 이 보다 더 긴 3~4주 지연됐다.
SK텔레콤 ‘T다이렉트샵’이나 롯데하이마트 등 통신사와 가전양판점 온라인몰에서도 해당 모델은 품절된 상태다.
소비자들은 아이폰을 구매할 때 동시 구매한 애플 케어 플러스(AppleCare+)도 수리가 지연된 기간만큼 제대로 이용조차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단말기 파손 시 보장 받을 수 있는 애플 케어 플러스는 보증기간 2년으로 구입일부터 기간이 산정된다.
통신사들은 아이폰16 시리즈의 초도물량이 적어 기기 결함 시 교환해 줄 단말기 공급도 원활하지 않다고 봤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아이폰16 프로 모델의 예약 비중은 65%로 전 시리즈 중 가장 인기가 많고 또 그중 화이트 색상 선호도가 높아 물량이 빠르게 나가고 있다”라면서도 “아이폰16 초도물량 자체가 적었던 게 이번 품절 대란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한국이 1차 출시국에 포함되며 기대 심리가 반영돼 사전 예약 물량이 모두 나갔는데 애초 물량 자체가 매우 적어 장기간 품절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모델은 오는 12월까지도 재고 입고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재고 부족 사태는 비단 아이폰만이 문제가 아니다. 애플 워치 울트라 제품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야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2022년 출시된 애플워치 울트라1 제품 재고가 품절되면서 지난해 출시된 애플워치 울트라2 제품으로 업리퍼(업그레이드 리퍼)를 받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울트라2 제품도 품절돼 한 달 가량 리퍼가 지연된다고 안내 받았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한 애플 공식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최근 애플워치 울트라 1,2 재고가 모두 품절되면서 리퍼가 지연되는 상황이 있었다”라면서 “지점에 따라 10월 말이나 11월 초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사전에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놓지 않고 이에 따른 피해에 대해서도 명확한 보상을 제시하지 않아 국내 소비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애플에 이같은 상황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단말기를 국내 생산하기 때문에 초기 불량 문제가 발생하면 촘촘한 AS센터 시스템망을 통해 새 제품 교환 및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라면서 "따라서 초기 불량 건에 대해 단말기 재고 부족으로 교체 지연이 발생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