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용 계좌를 통한 고객 확보에 성공한 가운데 고액자산가 영업에 더욱 힘을 기울이며 관련 수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장원재 메리츠증권 각자대표는 메리츠금융지주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그간 타 부문에서 축적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리테일 부문을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만들겠다"며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최상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IB와 S&T 부문에서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리테일 부문에서 타사와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고 경쟁력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리테일 부문을 성장시켜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의 올해 1~3분기 리테일사업 총수익은 13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으나 분기순이익은 150.3% 증가한 280억 원이었다.
메리츠증권은 위탁영업, 자산관리상품 판매 등의 리테일사업에서 2021년 845억 원 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2022년 금리 인상 속에 시중 자금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역 머니무브' 현상이 발생하며 순이익이 9억 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2023년에는 지점운용 랩 운용수익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금융상품 관련 수익이 증가함에 따라 순이익 93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리테일 고객 예탁자산 규모는 3분기 말 기준 25조6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조8000억 원 증가했다. 1억 원 이상 고객 수도 1만887명으로 1000명 이상 늘었다.
다만 수익 증대에도 불구하고 리테일사업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 5.1%다. 비슷한 규모의 대형 증권사가 리테일 부문의 순이익 비중이 최대 25%에 달하는 것과 대비된다.
메리츠증권은 비대면 전용 종합 투자계좌인 'Super365', 영업점의 투자운용역이 고객의 투자성향 및 목적에 따라 운용하는 종합자산관리 상품 ‘지점운용형 랩’을 중심으로 리테일 고객을 유치해 왔다.
올해는 단기사채 전용 투자 서비스 'Bond365'를 채권 종합 서비스로 개편하고 금융상품 투자 플랫폼 'Meritz365'를 출시하는 등 리테일 서비스 강화에 힘써 왔다. 또한 지난 7월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장원재 대표가 S&T·리테일을 맡고 김종민 대표는 IB를 담당하게 되며 부문별 전문성을 키웠다.
향후 메리츠증권은 패밀리오피스 등 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상품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내 패밀리오피스 또는 부유층 고객을 커버하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관련 상품 개발에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한 'Super365' 무료 수수료 캠페인을 통해 기존 고객은 물론 신규 고객에도 매매수수료·환전수수료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저비용으로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투자 상품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현재는 패밀리오피스 등 부유층 고객 유치를 위한 인력을 충원하고 사업 전략을 구상하는 단계에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 수수료 혜택 등을 통해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했던 리테일 부문을 성장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