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의 올해 3분기 국내외 계열사를 합한 특수거래관계자와의 내부거래 매출액은 1조8390억 원이다. 전체 매출액(2조417억 원)의 90%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준(국내 계열사 내부거래액/총 매출액) 내부거래비중 역시 85.6%에 이른다. 매출 대부분을 그룹 계열사로부터 끌어오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동종 업계에서 단연 ‘톱’이다. 같은 기간 삼성SDS의 공정위 기준 내부거래비중은 68.2%, LG CNS는 56.7%에 그쳤다. 신세계I&C와 롯데이노베이트도 각각 68.6%, 66.9% 수준이다.
현대오토에버의 내부거래비중은 매년 90%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계열사 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트론 합병 직전 해인 2020년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국내외 계열사를 합해 96%에 달했다. 합병 이후 90% 초반으로 낮추긴 했지만 내부거래비중이 60~70%대에 머무는 타사와 비교하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현대오토에버 내부거래 계열사 중 가장 매출 규모가 큰 곳은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다. 현대오토에버는 올해 3분기 이들 3사와의 거래로 1조118억 원을 거둬들였다.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한 규모다.
내부거래 대부분이 수의계약 형태인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올해 8월 공시된 대규모기업집단현황 ‘계열회사간 주요상품·용역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총 302건 중 수의계약이 278건(92%)에 달했다. 경쟁입찰은 단 4건에 불과했다. 수의계약이란 경쟁이나 입찰에 의하지 않고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해 체결하는 계약으로 경쟁 상대가 없기 때문에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스템통합(SI) 기업은 그룹사 IT서비스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현대오토에버는 부품 협력사 및 공공 ICT 사업 등 대외 사업 비중을 늘려 내부거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아프리카 남서부 앙골라와 남동부 모잠비크에 폐쇄회로(CCTV)와 경찰청 상황실, 관제센터 등을 설치하는 대형 치안 시스템 구축 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두 사업 수주액은 약 2000억 원에 이른다.
지난 8월엔 디지털전환(DX)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미래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네이버클라우드와 쏘카, 포스코DX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재 영입에 나서기도 했다. IT기술력 수요에 발 맞춰 시스템 개발 및 고도화를 통해 대내외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