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서비스는 초기 구입비용 부담을 낮춰주고 월 구독료만 내면 일정 기간 무상 수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구독료에 제품 원가를 비롯해 케어 서비스, 수리 등 여러 항목이 포함돼 일시불로 구매할 때보다 전체 비용이 크게 올라간다.
업계 일각에선 양 사의 구독료 차이는 케어서비스와 연관이 큰데 가전 구독 시장 후발주자로 나선 삼성전자의 케어서비스 인력이 LG전자 대비 부족하다보니 전반적인 서비스 비용이 높아진 탓이란 분석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일 ‘AI 올인원’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LG전자는 2년 일찍 시장에 진출해 ‘LG 가전 구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양사가 구독 서비스 품목으로 출시한 생활가전 4개 품목(정수기·에어컨·식기세척기·로봇청소기)8개 제품의 총 구독료와 일시불 가격을 비교한 결과 4개 품목 중 3개제품에서 삼성전자 제품의 가격차가 LG전자보다 컸다.
가격 차가 가장 큰 제품은 삼성전자 'BESPOKE 정수기 냉온정수 일체형' 제품이다. 일시불로 구매 시 109만 원이지만 5년 렌탈 시 총 구독료는 249만1800원으로 가격차가 140여만 원, 가격 상승률이 129%에 달했다. LG전자 'LG 퓨리케어 빌트인 냉온정 정수기' 일시불 가격(136만9000원)은 삼성전자보다 27만 원 가량 더 비쌌지만 총 구독료와 가격차는 90만5000원, 상승률은 66% 수준이다.
에어컨도 가격 상승률이 50~70%대로 높은 편에 속했다. 삼성전자의 '무풍 에어컨 벽걸이 냉난방(38.2㎡)'은 일시불로 구매시 182만 원이지만 렌탈하면 317만2000원으로 5년간 135만8200원의 비용이 더 들었다.
물론 삼성전자의 전 구독 제품이 LG전자보다 가격차가 큰 건 아니다. 자동 급배수형 로봇청소기의 경우 양사 모두 일시불 가격과 총 구독료의 상승률이 48%(80~100만 원) 수준이었다. 식기세척기도 렌탈하는 경우 제품 구매가보다 30~50만 원가량 비용이 더 부담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 사의 구독 서비스 내용이 완전히 같지 않으므로 가격차가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러한 가격 차는 구독료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케어 서비스와 관련이 깊다는 의견도 나온다. 예로, 정수기 제품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정수기 구독 케어 서비스(삼성케어플러스)의 5년형·12개월 1회 관리·신규 가전의 월간 서비스 비용은 1만4540원이다. 반면 LG전자는 동일 조건 하에 빌트인 냉온정수기 기준 7000원이다. 2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09년부터 정수기 렌탈 사업을 운영하면서 케어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서비스 인력은 자체 교육을 통해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면서 케어서비스 인력풀도 확대했다. LG전자는 구독 사업이 확장됨에 따라 기존 케어서비스를 운영하는 '하이케어솔루션' 자회사를 두고 4500여명의 케어서비스 인력을 두고 있다. 그 외 수리기사는 3000여명이다.
다만 삼성전자 케어서비스의 시작 시기는 지난 2020년으로 짧은 편이다. 수리 인력과 케어서비스 인력은 모두 삼성전자서비스에서 담당하는데 이번 케어 서비스도 별도의 인력을 꾸리지 않고 기존 인력을 그대로 활용한다. 서비스 인건비 등이 높아질 수있는 구조다.
다른 가전업계 관계자는“가전 업체마다 서비스 비용이나 인건비 책정 기준이 상이하고 각 제품에 탑재되는 소모품 가격도 모두 상이하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을 꼼꼼히 봐볼 필요는 있다”라고 언급했다.
각 사의 구독 서비스 기간이나 구독 품목, 기간, 혜택 등 세부적인 내용도 차이가 있어 구독 서비스를 선택하기에 앞서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겠다.
양 사가 출시한 구독 서비스는 월 구독료를 내고 일정 기간 가전제품을 이용하며 무상 수리 및 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먼저 LG전자 ‘LG 가전 구독’의 구독 모델 수는 총 300여개에 이른다. 최근에는 B2B(기업간거래) 구독 시장까지 진출하며 클로이 로봇, 가정용 환기 시스템 등도 품목에 포함됐다.
삼성전자 ‘AI 올인원’은 후발주자로 구독 시장에 진출한 만큼 구독 모델은 LG전자보다 적은 240여종이다. 삼성은 향후 모바일 기기도 구독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구독 기간은 LG전자는 3년과 4년, 5년, 6년으로 세분화했다. 삼성전자는 5년이다.
구독 혜택의 경우 LG전자는 자체 혜택이 다양한 편이다. 가전 구독이나 케어십 추가 가입 시 모바일 상품권 증정하거나 신규 2개 이상 다른 제품 구독 시 월 요금 할인, 재구독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롯데, 우리, 하나 등 다양한 카드사와 연계해 할인 혜택 제공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SK브로드밴드, 에버랜드, 밀리의 서재, 에버랜드 등 다양한 플랫폼과의 협업 통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 혜택은 삼성 AI구독 클럽 카드와 삼성 카드 등 자체 카드사를 통해서 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