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단독후보에 오르며 재연임에 사실상 성공한데 이어 고병일 광주은행장, 백종일 전북은행장,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 등도 무난하게 연임이 확정됐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 신한은행을 제외한 4곳의 은행장이 교체되고 주요 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들도 CEO 교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선 이례적인 연임 릴레이다.
◆지역 경기 악화에도 실적은 우상향... 바꿀 이유 없어
연임 배경으로는 호실적이 거론된다. 지주사인 JB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한 5631억 원으로 경쟁사인 BNK금융지주(6.1%)와 DGB금융지주(-40.5%)보다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순이익 증가액도 696억 원으로 BNK금융(406억 원)보다 많다.
4분기에 큰 변수가 없다면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5860억 원)은 물론이고 역대 최대 연간 순이익(6010억 원) 달성이 유력하다.
은행과 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들도 지역경기 및 업황 부진에도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광주은행은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2511억 원, 전북은행도 8.5% 늘어난 1732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남은행(행장 예경탁)은 순이익이 21.5% 증가한 2908억 원으로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지방은행 대장격인 부산은행(행장 방성빈)은 같은 기간 순이익이 2.1% 감소했고 지난 6월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행장 황병우)도 1.6% 감소했다.
지방은행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광주은행은 올해 토스뱅크와 공동대출을 선보이면서 3000억 원 이상 취급고를 달성하며 성과를 거뒀고 전북은행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카카오뱅크와 공동대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두 은행은 1금융권 은행들이 리스크 부담으로 시도하지 않는 중신용 대출을 수 년전부터 취급하면서 건전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바 있다.
비은행 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도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한 1825억 원을 달성하며 상승세다. 금융지주계열 캐피탈사 중에서는 KB캐피탈(1957억 원)에 이어 2위다.
신한캐피탈과 하나캐피탈 등은 충당금 적립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점을 감안하면 호실적이다.
JB우리캐피탈은 지난 2021년 박춘원 대표 취임 후 최대 40%에 달했던 자동차금융자산 비중을 낮추고 비자동차금융자산 비중을 늘리는 수익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매년 꾸준히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박 대표 취임 직후였던 2021년 말 기준 JB우리캐피탈의 자동차금융자산은 48.4%에 달했지만 올해 3분기 말 기준 31%로 17.4%포인트나 낮아졌다. 대신 금융자산 총액은 같은 기간 7조1900억 원에서 9조4600억 원으로 31.6% 증가했다. 경쟁이 심화되는 신차승용시장 대신 기업·투자금융, 개인신용대출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덕분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실적이 검증된 인사를 기용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고 JB금융 역시 이 같은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