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 불어 닥친 혹한기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치솟는 원가율과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재무건전성은 악화되고 수익성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건설사들은 저마다 데이터센터‧소형모듈원전(SMR)‧재생에너지 등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최악의 한해가 될 것이란 우려 속에 건설사들의 올해 생존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이처럼 국내에서는 도시정비사업에 무게를 싣는 한편 해외에서는 EPC(설계‧조달‧시공) 역량 강화를 통한 원전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지난해까지 '도시정비사업 6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작년 한 해 동안 6조612억 원을 수주하면서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세 번째로 수주액 5조 원을 돌파했다. 현대건설은 올해도 수익성이 높은 서울과 수도권 위주의 대형 사업지 시공권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현대건설의 첫 도시정비사업은 한남4구역 재개발로, 예정 공사비만 1조5723억 원에 달한다. 이 사업을 두고 업계 1위인 삼성물산(대표 오세철)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이한우 신임 대표 역시 지난 4일 첫 공식 행보로 한남4구역을 현장을 찾으면서 시공권 확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건설은 조합이 책정한 공사비(1조5723억 원)보다 868억 원 적은 1조4855억 원을 제시했다. 이 경우 조합원 1인당 7200만 원을 아낄 수 있다.
한남4구역 시공권 확보를 통해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건설사 신임 대표들이 CFO 출신인 것과 달리 현대건설은 ‘주택통’으로 알려진 이 대표를 선임한 것도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사업에서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강화 중이다. 특히 현대건설이 연구·개발을 통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원전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신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작년에는 영국 SMR 사업자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성과를 보였다.
현대건설은 작년 3분까지 누적기준 매출 25조4234억 원, 영업이익 512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8% 증기했지만 영업이익은 20%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 감소는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현장에서의 손실이 일시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해당 손실은 4분기까지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부터는 해외 사업지에서의 비용 반영이 끝나 추가적인 영업손실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라크 바스라 정유,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현장 등이 매출이 순차적으로 반영되면서 올해 상반기 실적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원가율 95.78%, 영업이익률 1.4%을 기록해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남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안전·품질 투자비 반영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다만 원가율이 높았던 2021~2022년 현장인 올림픽파크레온 준공으로 인해 빠른 기간 내에 마진율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