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 불어 닥친 혹한기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치솟는 원가율과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재무건전성은 악화되고 수익성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건설사들은 저마다 데이터센터‧소형모듈원전(SMR)‧재생에너지 등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최악의 한해가 될 것이란 우려 속에 건설사들의 올해 생존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해외에서는 플랜트 수주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에 집중할 전망이다. 기존의 플랜트사업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수소·암모니아 등 성장 분야 사업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에 나선다.
DL이앤씨는 지난해 9조5000억 원을 신규 수주하면서 목표치 달성률이 92%에 그쳤다. 지난해 예정됐던 플랜트 부문의 주요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중앙아시아 폴리머 프로젝트 발주가 미뤄진 것이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올해는 목표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는 지난해 국내 건설업 불황을 공공공사 수주 비중을 늘리며 이겨냈다. 지난해 공공공사를 1조5666억 원을 수주하면서 도시정비 수주를 앞질렀다. 도시정비사업보다 공공사업 수주 규모가 큰 것은 10대 건설사 중 DL이앤씨가 유일하다. 도시정비사업 부진을 공공사업이 만회한 셈이다.
올해는 도시정비사업에 다시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2021년 이후 신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와중에도 2023년 도시정비사업에서 업계 3위를 차지하며 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신규 수주가 3건(1조1809억 원)에 그쳤다.
올해 첫 도시정비사업은 한남5구역 재개발로 예정 공사비만 1조7589억 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지다. DL이앤씨는 1, 2차 모두 단독 입찰하면서 수의계약을 통한 수주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8월 박상신 신임 대표를 내세우며 주택 부문 부활의 신호탄을 알렸다. 작년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 3건 모두 박 대표 취임 이후 3개월 만에 달성한 쾌거다. 최근 대형 건설사 신임 대표들이 CFO 출신인 것과 달리 DL이앤씨가 ‘주택통’으로 알려진 박 대표를 선임한 것도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포석으로 보인다.
고급 주택 브랜드 아크로도 박 대표의 주력 아이템이다. 박 대표는 아크로 인지도 상승에 일등공신으로 손꼽힌다. DL이앤씨는 아크로를 내세워 서울 및 수도권의 수익성 높은 사업지를 선별 수주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작년 해외 수주액은 4605만 달러에 그치면서 2023년에 비해 93.8%나 감소했다.
유럽을 비롯한 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지역에서 전반적으로 계약액이 줄었다. 아시아 지역에서 토목과 산업 설비 공사가 감소하고 저가경쟁이 심해진 게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중앙아시아 폴리머 프로젝트 발주가 올해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플랜트 분야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 해외 수주 부진을 만회할 계획이다.
DL이앤씨는 작년 3분기까지 누적기준 매출 5조8796억 원, 영업이익 176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7% 감소했다.
DL이앤씨 측은 “3분기 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은 104.2%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조2366억 원, 순현금 1조308억 원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건설회사 중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와 수익성 악화로 건설업계가 모두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며 “DL이앤씨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 및 탄탄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수익성이 담보된 양질의 신규 수주를 이어가면서 향후 점진적인 실적 개선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