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방은행들은 지역 경기 악화로 인해 수익성과 건전성 하락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대형 시중은행들이 지난해부터 지역 시금고 유치전에 적극 나서고 비대면 금융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외연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경쟁 환경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지방은행들은 올해 시중은행 출신 임원들을 영입하고 영업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설 예정이다. 핀테크사와 인터넷전문은행 등 잠재적 경쟁 상대와의 적극적인 협업도 마다하지 않을 예정이다.
지난해 지방은행의 수익성은 은행 별로 엇갈렸다. 경남은행·광주은행·전북은행은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했지만 부산은행은 부실자산이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경남은행은 순이익이 21.5% 증가한 2908억 원, 광주은행도 16.7% 늘어난 2511억 원으로 호실적을 달성했다. 전북은행도 같은 기간 8.5% 증가한 1732억 원으로 우상향했다.
반면 부산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이 2.1% 감소한 3847억 원을 기록했다. 충당금전입액(2065억 원)이 전년 동기보다 33.8% 늘어났고 수수료부문이익(328억 원)이 38.5% 감소한 탓이다.
건전성 지표도 우려스럽다. 지방은행의 3분기 연체율은 전북은행이 0.78%로 가장 높았고 부산은행과 광주은행도 각각 0.67%, 0.58%를 기록했다. 경남은행이 그나마 0.39%로 가장 낮았다. 대형 시중은행의 경우 특수은행인 농협은행만 0.54%를 기록했고 다른 4개 은행은 연체율이 0.28~0.32% 수준으로 지방은행 대비 절반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문제 여신 보유수준)도 대형 시중은행은 0.21~0.37% 구간에 형성되어 있지만 지방은행 4곳은 0.56~0.73%로 2배 가량 더 높았다.
올해 지방은행들이 처한 환경도 만만치 않다. 우선 금융당국이 지방·수도권 대출정책을 이원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형 시중은행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지방은행 텃밭으로의 진출 가속화가 우려된다.
이에 BNK금융그룹 계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전문 부서를 신설하고 시중은행 출신 인사를 수혈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지난해 12월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개인고객·기업고객·WM·연금그룹을 각각 신설했다. 영업 범위를 다양화해 수익원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실제 부산은행은 연금사업부, 경남은행은 시니어금융팀을 각각 신설해 연금 시장 확대에 나섰다. 비대면고객부와 디지털영업센터, IT기획본부를 설치해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
자산 관련 외부 전문가인 최재영 전 KB국민은행 부행장, 정해수 전 신한은행 IPS 기획본부장도 영입했다. 각각 부산·경남은행 WM·연금그룹 부행장, 부산은행 부행장보를 맡겨 연금과 외환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생성형 AI' 개발에도 돌입했다. 그간 지역 일자리 창출 문제 등으로 AI 도입을 망설였지만 기술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도 올해 금융과 비금융이 연결된 편리한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금융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미래 산업인 씨앗인 벤처기업의 육성을 통해 그룹사 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한다는 의지다.
JB금융그룹 계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을 꾀한다. 지역 현안 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금융소비자들을 위한 상품을 지속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전북은행은 카카오뱅크와 사업 제휴를 맺고 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방 경기 침체와 낮은 디지털 접근성이란 한계를 인터넷은행과의 협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협업으로 대출 장벽이나 금리를 낮추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상반기 내 출시 예정이며 금융위원회에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하고 지정을 기다리고 있다.
광주은행은 비이자영업본부를 신설하며 비이자이익 수익 증진을 꾀한다. WM고객부, 외환사업부, 카드사업부를 모두 비이자영업본부로 합쳤다. 기관영업부와 신탁영업부도 본부로 격상했다. 데이터 상품전략부 내에 외국인 금융 서비스의 기획과 운영을 전담할 외국인전략사업팀도 만들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