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규모가 대폭 축소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베트남, 홍콩,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6일 ELW 257종목을 신규 상장하며 2024년에 이어 올해도 ELW 발행에 나섰다. 올해 1월 기준 국내 ELW 시장에서 지수형·종목형 ELW를 모두 발행하는 곳은 한국투자증권뿐이다.
ELW는 개별 주식·주가지수와 연계해 미래 정해진 매매시점과 가격을 정한 다음 약정된 방법에 따라 해당 주식·현금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파생상품이다. 가격 상승을 기대하면 콜 ELW를, 가격 하락이 예상되면 풋 ELW를 통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투자증권 이외에도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 KB증권(대표 김성현·이홍구)도 ELW 시장에 참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KB증권이 ELW 발행을 전면 중단한 데 이어 미래에셋증권도 9월 부로 지수형 ELW 발행을 중단했다.
2005년 12월 국내에 처음 도입된 ELW는 2010년 일평균 거래대금이 약 1조6000억 원에 달해 세계 2위 시장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약 1100억 원으로 2010년 대비 93.3% 감소해 시장이 대폭 축소됐다.
이와 같은 시장 침체에는 개인투자자 손실 확대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2011년부터 금융당국이 LP(유동성공급자)의 호가제출을 제한하고 최초 투자 시 1500만 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을 요구하는 등 규제를 강화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투기적 성향이 강한 투자자들이 국내 파생상품에서 레버리지 배율이 더 높은 해외 레버리지 ETF 등의 초고위험 해외 상품으로 이동한 것 역시 ELW 시장 침체의 이유로 꼽힌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은 ELW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거래대금과 상장종목 모두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가운데 거래 고객이 남아 있는 한 ELW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침체된 국내 ELW 시장의 대안으로 해외 파생상품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 베트남 커버드워런트(CW)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2023년에는 홍콩거래소에 파생워런트 상품을 상장하는 한편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구조화워런트(SW)를 상장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CW 시장에서 2023년 상장종목 수 기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상위권 발행사로서의 입지를 차지했다. 세계 인구 4위인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금융시장 성장성에 주목해 파생상품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ELW 시장이 축소된 것은 분명하나 거래 고객이 남아 있는 한 대표 사업자로서 ELW 발행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파생시장 진출로 국내 ELW 시장 침체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