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부회장은 취임 이후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힘써왔다. 그러나 HBM 시장의 주도권은 여전히 SK하이닉스가 쥐고 있어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HBM3E를 본격 공급 중이며 지난 3월에는 세계 최초로 HBM4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납품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엔비디아의 퀄리티 테스트조차 통과하지 못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도 점유율 34%로 SK하이닉스(36%)에 1위를 내줬다. 여기에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HBM 수요가 주춤하면서 삼성전자의 1분기 메모리 매출은 19조1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 줄었다.

심지어 삼성전자 DS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이 1조1000억 원에 그친데 반해 SK하이닉스는 7조4405억 원을 기록했다. 양사 간 격차가 6조 원 이상 벌어졌다. 더욱이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6조6853억 원)마저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만 뒤처진 것이 아니다. 유진투자증권이 집계한 시가총액 500억 달러 이상 글로벌 반도체 기업 14곳의 1분기 영업이익 순위에서 삼성전자 DS부문은 13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보다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인텔뿐이었다. 심지어 NXP, 미디어텍 등 일부 반도체 장비 기업보다도 이익 규모가 작았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차세대 제품인 HBM4에 사활을 걸고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HBM 5세대인 HBM3E 개선제품의 샘플을 공급한 데 이어 6세대 HBM4 개발과 공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서도 “HBM3E 개선 제품은 주요 고객사들에 샘플 공급을 완료했고,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HBM4의 경우에는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의 관심이 높은 커스텀(맞춤형) HBM 또한 HBM4와 HBM4E 기반 여러 고객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는 2026년부터 판매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반도체 위기 속에서 전 부회장의 리더십을 통해 삼성전자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