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호 1기'에서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돌파, 역대 최고 총주주환원율 달성 등의 성과를 거뒀다면 내년 3월 시작하는 2기에서는 비은행 강화, 디지털 고도화, 생산적금융 확대 등의 과제가 놓여있다.
진 회장의 연임 배경으로는 우수한 경영실적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 4조5175억 원을 달성했고 올해 3분기까지도 순이익 4조4609억 원을 달성하며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 넘었다.
글로벌 실적도 올해 3분기까지 해외사업 누적 순이익이 6510억 원으로 작년 연간 실적의 85% 가량을 달성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은 취임 전 12.79%에서 올해 3분기 13.56%로 0.77%포인트 끌어올리며 연초 목표로 했던 13.1%를 조기 달성했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는 올해 말 47.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또한 2027년까지 목표로 했던 47%를 2년 빨리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추위도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 신한금융 회장 등을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
회추위는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췄고 3년간 수치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시현하며 경영 능력을 증명했다”면서 “디지털과 글로벌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적 내부통제 문화를 확립하며 내실경영을 강화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 비은행 수익개선·생산적금융·디지털 고도화... 과제 산적한 진옥동 2기 체제
다만 내년에 출범하게 될 진옥동 2기 역시 만만치 않은 과제가 놓여있다.
비은행 부문 수익성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신한금융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조41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3406억 원 대비 5.6% 증가했다. 비은행 순이익 비중도 같은 기간 25.2%에서 29.4%로 4.2%포인트 반등했지만 라이벌 KB금융그룹(37%)과의 격차는 여전하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계열사 13곳 중 9곳의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현재까지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진 회장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현 정부 정책기조인 생산적 금융 확대 문제도 진 회장의 과제 중 하나다. 앞서 신한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5년간 110조 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진 회장은 지난 달 “어떤 산업에 투자금을 투입해야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선구안이 중요하다”면서 첨단산업에 종사했던 전문가들을 심사역으로 적극 채용하며 해당 산업에 대한 선구안을 높이는 등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산업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할 수 있는 금융사의 '심사역 역량' 강화에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신한금융은 심사역을 다시 채용하고 있는데 케미칼, 벤처, 바이오 분야를 이해할 수 있는 전문 심사역을 늘리는 것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AI를 더한 'NEW 슈퍼SOL'도 추진 중이다. 전 계열사 영역을 100% 아우르는 앱으로 키우기 위해 최대 156억 원을 투입해 AI기술을 입혀 고객 이탈 없이 전 금융 상품을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생성형 AI 기반 'AI 은행원'과 'AI 투자메이트'를 통해 고객 편의뿐 아니라 수익성 향상을 위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이 외에도 글로벌 영토 확장도 진옥동호 2기의 과제로 남겨져있다. 신한금융의 현재 글로벌 부문 수익 분포를 살펴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글로벌 순이익 7630억 원 중에서 베트남이 2740억 원, 일본이 1490억 원으로 두 곳에서만 절반 이상의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
진 회장 역시 올 들어 영국, 독일, 폴란드 등 유럽 주요 지역에서 현지 기관투자자 대상 투자설명회를 열고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법인도 방문해 현지 금융당국과 스킨십을 가지며 외연 확장 작업을 이어간 바 있다.
진 회장은 “질적 성장, 내부통제 강화, 디지털과 글로벌 전략 고도화가 향후 3년의 핵심 과제다. 신한금융이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단기 실적보다 재무 건전성, 구조적 안정성이 우선”이라 말했다.
이어 “올해 대규모 개편은 계획에 없다”면서 “이익을 많이 내는 경영보다 내실을 튼튼히 하는 경영으로 신뢰받는 기업이 오래갈 수 있다는 신념을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