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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분쟁 The50 ②] 렌탈료는 '꼬박꼬박' 점검은 '띄엄띄엄'...렌탈가전 관리 누락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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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분쟁 The50 ②] 렌탈료는 '꼬박꼬박' 점검은 '띄엄띄엄'...렌탈가전 관리 누락에 속앓이
"명확한 보상 체계 마련돼야"
  • 선다혜 기자 a40662@csnews.co.kr
  • 승인 2026.01.15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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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지털화 등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환경 속에서도 통신·가전·유통·금융·플랫폼 등 각 업종에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고질적 문제들은 개선 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소비자고발센터를 통해 제기된 20년간의 방대한 민원을 통해 업종별 고질화된 문제점을 짚어보는 '소비자분쟁 The50' 연간 기획 시리즈로 진행한다. 고질적 민원의 원인을 분석하고 제도적 허점과 정책적 과제도 제시한다. [편집자주]

#사례1=경기도에 거주하는 박 모(여)씨는 코웨이 렌탈 정수기 이용 중에 잦은 담당자 변경으로 정기 점검이 지연되는 일이 반복돼 불만을 토로했다. 담당자가 잇따라 바뀌면서 두 달째 점검 일정만 잡아놓고 서비스를 받지 못한 것. 담당자에게 항의하자 “바뀌어서 몰랐다”, “잊어먹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박 씨는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하는 데다 담당자들의 '책임 없다'는 식 태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례2=경북에 사는 정 모(남)씨는 쿠쿠홈시스와 의무사용기간을 5년으로 설정하고 정수기를 렌탈했다. 4개월에 한 번씩 정기 점검을 받기로 약정했으나 번번이 지정된 날짜에 점검이 이행되지 않았다. 정 씨는 “점검을 받기 위해서는 매번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점검 일정을 다시 잡아야 했다”면서 "렌탈료는 매달 정해진 날짜에 꼬박꼬박 인출해가면서 점검 날짜는 왜 지키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사례3=청주에 사는 김 모(여)씨는 청호나이스 정수기를 렌탈로 이용 중 정기 점검을 제때 받지 못해 불안을 호소했다. 계약 당시 4개월에 한 번씩 점검 서비스를 제공받기로 했으나 마지막 정기점검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점검을 받지 못했다. 김씨는 “상수도가 아닌 지하수를 쓰는 정수기라 점검이 필수적인데 약속된 기간이 지나도록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사례4=경북에 거주하는 임 모(여)씨는 교원웰스에서 렌탈 중인 정수기를 지난해 7월 이후 정기 점검을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당초 10월에 점검이 예정돼 있었지만 실제 방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추가적인 안내나 연락은 없었다. 이와 관련해 교원웰스 측은 "이후 누락을 확인했고 이 부분에 대해서 고객분들과 사과 및 후속 조치를 취했다. 재발방지에 대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정수기, 안마의자부터 청소기, 가습기까지 가전 전반이 렌탈·구독 시장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정작 핵심 서비스인 '정기 점검' 누락이 만성화되며 부실한 관리 체계가 문제시되고 있다.

렌탈 계약 조건에는 짧게는 2개월, 길게는 6개월에 한 번씩 점검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지만 제 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소비자들과의 갈등 요인이 됐다. 렌탈의 핵심 가치인 점검 서비스가 누락되면서 관리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이다.

15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렌탈·구독 가전의 정기 점검 누락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코웨이 ▲청호나이스 ▲SK인텔릭스 ▲쿠쿠홈시스 ▲교원웰스 ▲현대렌탈 등 대부분 가전렌탈사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다.

렌탈 가전은 최소 3년 이상 의무 사용 기간으로 설정하며 5년 계약이 가장 일반적이다. 장기 계약 구조상 동일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렌탈 가전을 이용할 경우 비용적인 부담이 더 커진다. 

그럼에도 렌탈 가전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정기 점검을 포함한 관리 서비스에 있다. 특히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에어컨처럼 필터 관리가 필요한 가전은 소비자가 스스로 점검하고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소비자들은 구매보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전문 인력을 통한 정기 점검과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렌탈 가전을 선택하고 있다.

◆ 렌탈료는 매달 빠져나가는데…관리는 듬성 듬성?

결국 렌탈료는 제품 비용에 관리비가 더해진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렌탈 가전 점검이 정해진 때에 이행되지 않고 누락되거나 담당자 변경 등으로 미뤄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렌탈 서비스 초창기부터 지적돼 왔지만 개선되기는커녕 반복되면서 고착화된 모양새다.

렌탈 가전 점검이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비자는 비용 부담뿐 아니라 시간적 손해까지 감수해야 한다. 

정기 점검은 전문 인력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제품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이어서 일정이 누락되면 소비자가 다시 방문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른다. 

문제는 점검 지연이 단순한 불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수기, 에어컨, 가습기 등 필터를 사용하는 가전은 정기 점검이 필터 교체와 직결돼 있어 위생과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필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부에 곰팡이가 발생하거나 세균이 번식할 위험도 커진다. 소비자가 기대했던 ‘안전한 사용’이라는 렌탈 서비스의 본래 취지 자체가 훼손될 수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렌탈 가전에서 ▷계약상 약정된 점검 서비스가 누락되거나 지연될 경우 해당 기간에 대해 렌탈료 감액이 가능하다는 기준이 제시돼 있다. ▷같은 문제가 2회 이상 반복될 경우에는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 ‘점검 누락’ 시 보상체계는? 

대부분 렌탈사들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토대로 점검 누락이 발생할 경우 해당 기간을 산정해 그만큼 렌탈료를 환불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코웨이 관계자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기반으로 보상하고 있다"면서 "회사 귀책에 따른 점검 누락 시 지연 기간만큼 렌탈료를 감액하며 재차 누락 시 위약금 없는 해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SK인텔릭스,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교원웰스 등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점검이 누락될 경우 렌탈료를 할인해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점검이 2회 이상 누락되면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건도 공통적으로 마련돼 있다.

다만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렌탈 가전 점검 누락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 기준이 점검 누락 발생 이후 렌탈료를 조정하는 사후 정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질적인 예방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렌탈료 일부를 환급받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관리 공백 기간 동안 위생 상태를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불안과 서비스에 대한 신뢰 훼손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

렌탈 가전 관리 서비스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 전반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점검 서비스가 반복적으로 누락될 경우 단순한 요금 조정에 그치기보다 책임과 보상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 서비스가 렌탈 계약의 핵심 조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점검 미이행에 따른 방안을 구체화하고 반복 누락 시에는 추가 보상이나 계약 조건 조정 등 보다 실질적인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최근 가전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만큼 점검 누락이 반복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명확한 보상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단순한 렌탈료 할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보상 기준을 구체화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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