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해킹 등 통신사 보안 취약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업체들은 본인이 이용한 게 아니라면 '스미싱(악성코드가 폰에 설치돼 소액결제·개인정보 탈취 등)' 피해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통신사측은 다만 소비자의 휴대전화 사용 습관이나 개인정보 관리 부주의가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어 요금을 구제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피해 입증이 소비자에게만 전가되다보니 명확한 책임 기준과 피해 구제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알뜰폰 브랜드 ‘모나(MONA)’를 이용 중인 이 모(남)씨는 지난해 12월 요금 청구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평소 본인이 사용하지 않는 '국제 문자 이용료'로 1만4550원이 부과됐기 때문이다.
세부 내역을 보니 10월24일 오전 8시51분40초부터 52분54초까지, 약 1분 사이에 97개 문자가 발송된 것으로 나왔다. 문자를 발송한 국가도 말레이시아, 이집트, 튀니지, 벨기에 등 다양했다.

이 씨는 어렵게 연결된 고객센터에 항의했지만 업체 측은 “고객이 직접 사용한 것”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그는 "내가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1분 만에 문자메시지 97개를 발송하는 것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은가"라고 소명하며 보안 담당자와의 연결을 요청했지만 보름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인 상황이다.
이 씨는 당시 어떠한 URL(링크) 접속이나 문자 발송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야간 업무를 하기 때문에 그 시간에는 잠을 자고 있어 문자를 보낼 상황이 전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모나 알뜰폰 운영사인 코나아이 측은 “소비자가 이용하지 않았다는 입증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는다면 요금 환불은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스미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 씨에게 관련 내용을 안내했다며 "알뜰폰 사업자는 수사기관이 아니어서 직접적인 조사 권한이 없으므로 보안 관련 사안은 수사기관에 의뢰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른 통신도 코나아이와 같은 입장을 보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시스템상 오류나 결함이 아니라면 이용내역에 대해 소비자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스미싱 등 외부 요인을 주장해도 수사기관 등을 통해 입증하지 않는다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측은 이번 사례에 대해 정황상 스미싱 피해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KISA 관계자는 "과거 설치된 악성 앱 등에 의한 감염 문제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찰 등 수사기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가 여러 대책을 수립해 이행하고 있지만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예방 활동과 소비자들의 피해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장경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