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씨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UCLA 경영대학원 과정을 마친 뒤 현재 뉴욕 금융회사의 중동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신부가 될 제영씨는 브라운 의대 졸업반이다.
뉴욕에서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두 사람은 2년여가량 사귀어 왔으며, 우현씨가 지난해 중동 발령이 난 후에도 국제전화를 통해 사랑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측은 "가족끼리 조용하게 혼례를 치르고 싶다"는 반 총장의 뜻에 따라 이 결혼식을 극비에 부쳐왔다.
맨해튼 유엔본부 맞은편 1에브뉴 47번가의 유엔지구 성당인 `홀리 패밀리 처치'에서 치러진 결혼식에는 양가 가족과 친지, 극소수의 지인 등 초청장을 지닌 150명 안팎의 하객만 참석했으며 축의금도 받지 않았다.
고위층 애경사 때 흔하게 볼 수 있는 즐비한 화환의 행렬도 볼 수 없었다.
다만, 이명박 대통령과 이용훈 대법원장,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보낸 축하 화환 3개가 성당 한쪽에 놓여 있었다.
예식은 이 성당 주임신부인 한국인 장 훈 신부의 주례로 1시간 30여 분 동안 한국어와 영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치러졌다.
식을 마친 뒤 반 총장은 기자와 만나 특유의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도둑 결혼을 시켜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자신과 친분이 있는 많은 사람에게 아들의 결혼을 알리지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였다.
반 총장의 한 주변인사는 "유엔 개혁을 선도하는 사무총장으로서 거창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유엔 내에서도 반 총장이 아들을 결혼시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했다"면서 "다만 외아들의 혼사인데 많은 하객의 축하 속에 치르지 못한 점은 아쉬우실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과거 외교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큰딸과 막내딸 결혼식을 비밀리에 치러 화제가 됐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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