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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우린 롯데 처럼 우왕좌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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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우린 롯데 처럼 우왕좌왕하지 않는다"
  • 유성용 기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9.06.02 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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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6~2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제24회 암스테르담 PL박람회’에 참석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라이벌 롯데에 대해 내뱉은 '일침'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롯데가 국내 최고 유통업체임은 분명한 사실이나 의사결정시스템에 있어서는 신세계에 밀리지 않았나 싶다”며 “우린 의사 결정에 있어 우왕좌왕하지 않고 1~2시간 만에 결정이 끝난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롯데를 따돌리고 아울렛 2호점 부지로 경기도 파주일대의 땅을 사들인 비결을 물은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대부분의 CEO들은 기자들의 직설적이고 민감한 질문을 우회답변으로 회피해 나간다. 그러나 정부회장은 정면으로 롯데의 ‘아픈 곳’을 찔렀다. 신격호 회장과 신동빈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백화점 임원들까지 초상집 분위기가 됐었던 아픈 상처를 들춰 꼬집은 격이다.

정부회장이 언급한 파주 땅은 부동산 개발업체인 ㈜CIT랜드가 북부 최고의 노른자위 상권인 경기 파주일대에 1조원을 들여 추진하는 휴양단지 사업. 아울렛 매장이 들어설 통일동산은 본래 롯데가 장기 임대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하지만 롯데가 주판알을 튕기느라 계약이행을 지연하자 신세계가 끼어들어 순식간에 낚아 챈 것이다.

신세계의 의사결정은 이번 간담회에서 정 부회장이 밝혔듯이 과감하고 신속하다. 이는 지난해 롯데 그룹의 안방인 부산에서 센텀시티의 사업권을 따낸 것과 올해 파주일대 사업권을 획득한 것으로 증명된다. 센텀시티 사업 협상도 신세계 보다 롯데가 먼저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롯데의 의사결정은 매우 느리다는 평을 듣고 있다. 계열사 내에서 1차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 본부 부본부장(사장)과 조율을 거쳐 신동빈 부회장에게 보고된다. 그리고 최종 결정은 격 월로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경영을 챙기는 신격호 회장이 한다. 게다가 백화점과 할인점 사업을 챙기고 있는 이인원  사장의 성격이 워낙 꼼꼼해 신중하긴 하지만 빠르지는 않기로 유명하다.

신세계와 롯데의 백화점과 할인점 사업은 각각  구학서 부회장과 이인원 사장이 챙기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전문 경영인으로 구 부회장은 신세계 오너인 이명희 회장의 오른팔이며, 이 사장은 신격호 회장과 신동빈 부회장의 ‘경영 청지기’로 통한다.

전문 경영인과 오너의 의사 결정 속도에 따라 엄청난 사업권의 주인이 결정되는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정 부회장의 암스테르담 발언이 결코 빈발만은 아니라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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