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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펑! 펑!… 공산품이 '수류탄'보다 무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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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펑! 펑!… 공산품이 '수류탄'보다 무섭네
<화보>스팀청소기ㆍ밥솥ㆍ냉장고ㆍ사이다 폭발 "불안해 살겠나"
  • 최영숙 기자 yschoi@consumernews.co.kr
  • 승인 2007.06.18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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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는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식음료까지 폭발하거나 상해를 입힐만큼 위해를 가하는 황당한 사건이 속속 발생해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최근 주부들로 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한경희 스팀 청소기에서 폭발 및 누전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다.

잦은 폭발사고로 사회적 물의를 크게 일으킨 압력밥솥 사태가 재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낳고 있다.

요근래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과 한국소비자원 등에 접수된 스팀 청소기, 냉장고, 압력밥솥, 사이다 등의 폭발 피해사례를 정리했다.

◆스팀청소기 폭발=소비자 이나미씨는 최근 스팀청소기 전원을 넣고 연두색 불이 들어오나 쳐다보고 있는 데 갑자기 청소기가 폭발해 기절초풍했다.

불꽃이 튀고 폭발소리도 총소리 만큼 컸다. 불안해서 전원을 꺼놓고 고객상담실에 연락하니 남자 직원이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면서 "물을 쓰는 제품이라서 안쪽 부품이 부식돼 그럴 수있다. 부품을 교체해주겠다"고 말했다.

폭발하는 제품을 다시 쓰고 싶지 않아서 환불해 달라고 하자, 그 직원은 "소비자의 과실로 그럴 수도 있다"고 말을 바꾸며 환불을 거절했다.

소비자 빈영숙씨는 어머니가 스팀청소기로 청소하던중 전선과 손잡이에서 불꽃이 튀는 사고가 발생, 화상을 입었다고 호소했다.

빈씨의 어머니는 전기화상으로 손바닥이 검게 그을려 입원해 병원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그 당시 임신한 동생까지 집에 있어 집안이 아수라장이 됐다. 회사측에 연락하니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화를 냈다.

그 다음 날 청소기를 수거하러 온 직원은 "화상을 입어 검게 그을린 빈씨 어머니의 손을 보고 왜 아직 닦지도 않고 있냐"고 해 식구들을 경악시켰다고 빈씨는 전했다.

소비자 윤세영씨도 최근 스팀청소기를 사용하던 중 누전으로 불이나 장판이 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윤씨는 아이가 청소기의 스팀을 신기하게 생각해 청소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데, 마침 이번 사고는 피했지만 앞으로 이같은 사고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는 회사가 관련 모델제품을 전량 리콜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경희생활과학은 "사고가 많은 것은 아니다. 판매한 대수에 비해서는 아주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또 피해보상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도 "내부규정에 따라 처리해주고 있다"며 "전선을 과도하게 당겨서 쓰거나 걸림돌에 걸리게 하는 등 소비자 부주의로 발생되는 측면도 많다"고 말했다.


    ◆냉장고 화재=회사원 최정현(35ㆍ경기 시흥시 정왕동)씨는 10여 년 전 어머니께서 음식점을 하실 때 구입한 대우 냉장고를 1년 만에 사정이 생겨 음식점을 접고 가정용으로 사용했다.

그 이후 1~2년 전 냉장고 팬 모터를 수리하고 잘 썼다. 그런데 지난 4월 식사하던 중 냉장고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소방서에서 초기 진화해 큰 사고는 없었다. 소방서는 화재원인이 냉장고 주변모터에서 발화된 것이라고 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측 직원은 “냉장고 밑바닥을 통해 쥐가 들어가 물어다 놓은 음식물과 갉아먹은 배선에 의해 화재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총알스팀 압력밥솥=소비자 이혜숙(여ㆍ33ㆍ경기 남양주시 평내동)씨는 쿠쿠전자의 압력밥솥을 구입한지 1년 4개월 정도 됐다. 몇 달 전 밥물이 많이 튀어 애프터서비스(A/S)를 받았다.

A/S 기사는 "잡곡이나 쌀을 깨끗이 씻지 않으면 밥물이 많이 튄다"며 "괜찮다"고 그냥 갔다. 그 말을 믿고 잡곡도 안해먹고 쌀도 대여섯번씩 깨끗이 씻어 밥을 했다.

그러나 이 후에도 밥물이 많이 튀었고 씽크대 선반을 매일 같이 닦아야 했다.

몇달 전, 입주를 시작한지 1년 밖에 안된 새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그런데 압력밥솥 위쪽 천장 페인트가 벗겨진 것을 발견했다. 취사시 증기가 과다하게 배출되어 페인트가 벗겨진 것이었다.

방문한 A/S기사는 "백미로 취사시 압력배출이 한 번 되어야 하는데, 두 번씩 된 것이 문제인 것같다"며 "가지고 가서 실험도 하고 고쳐오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국내 전기밥솥시장 점유율 1위(8년동안 1200만대 판매)를 자랑하는 쿠쿠전자가 이런 식으로 기업을 운영하는지 정말 의아할 따름"이라며 "쿠쿠밥솥을 산 것이 후회된다"고 주장했다.

◆'수류탄' 사이다=군인 이근주(22·충남 충주시 옥룡동)씨는 지난달 롯데 칠성사이다를 일반편의점에서 구입해 집에서 먹으려고 탁자에 올려놓았다. 탁자 높이는 겨우 50센티 정도밖에 되지않았다.

친구가 실수로 사이다를 손으로 쳐 바닥에 떨어졌는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했다. 온 방안이 사이다로 도배가 되다시피 하고 옷이며 이불이며 완전히 다 젖어 버렸다. 사이다 바닥이 터진 것이다.

롯데의 해당지역 지점 직원은 “가끔 터질 수도 있다. 본사에 이야기를 해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보상을 원하시는 것같은데, 얼마를 원하시는지…"라고 물었다. 큰 기업이라고 사람의 마음을 돈으로 사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씨는 “당신들의 부모 자식이 겪었다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었겠느냐”며 "십수년간 쌓아온 믿음을 저버렸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 관계자는 "사이다는 탄산음료라서 심한 충격을 가하거나 날씨가 더우면 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용기에 문제가 있거나 용기안이 진공상태가 안돼 부패ㆍ발효에 따른 압력 증가로 발생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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