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SK텔레콤(대표 장동현)가 일주일 영업정지에 들어가면서 시장을 방어하려는 SK텔레콤과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경쟁사 간 싸움이 시작됐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 이후 처음 실시하는 영업정지라는 점에서 승패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 시장 자체가 냉각돼있어 대세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과 추석 연휴 직후라는 점에서 경쟁사가 이득을 볼 것이라는 입장이 대립해있다.
지난 3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올해 1월 주요 단말기에 대해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단통법에 위반하는 행위를 조장한 SK텔레콤에 과징금 235억 원과 영업정지 7일 처분을 내렸다.
◆ 보조금 상향조정-신규 요금제 출시 등 바빠진 경쟁사
SK텔레콤의 영업정지가 시작되고 경쟁사들의 움직임은 바빠졌다. 전략 모델에 대한 보조금 상향조정 및 신규 요금제 출시 등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KT(회장 황창규)는 1일 부로 신·구형폰 13종의 통신사 지원금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S6 엣지'와 '갤럭시 S6' 32GB 모델은 보조금 33만 원을 지급한다. 갤럭시S6는 보조금 33만 원에 판매점 프로모션(이통사 지원금의 15%)을 포함하면 4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KT는 신규 요금제도 출시했다. 군인 전용 요금제인 '올레 나라사랑 요금제'를 꺼냈는데 입대 전 요금제에 가입하면 군 전용전화로 발신 시 가입자 본인의 휴대전화 번호가 표시되는 점이 특징이다.
게다가 월 정액요금제로 200분 무료통화, PC문자 300건, 복무기간 동안 데이터 이월 서비스도 한다. 국내 통신3사에서는 최초로 시도하는 요금제다.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는 KT보다 적은 3개 모델만 보조금을 올렸다. 경쟁사의 물량공세 대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모델에만 집중한다는 방향이다.
LG전자 G3에 보조금 46만 원을 책정한데이어 삼성전자 '갤럭시 그랜드 맥스'는 출고가와 동일한 31만9천 원의 보조금을 지급해 '공짜폰'을 만들었다. 영업정지 기간에 요금제 출시는 없다는 입장이다.
◆ '설현 브로마이드'로 공세 차단? 영업정지 타격 적을 것이라는 SK텔레콤
영업정지 첫 날 SK텔레콤이 꺼낸 카드는 '설현 브로마이드'였다. SK텔레콤은 1일부터 자사 기기변경 고객 선착순 10만 명에게 광고모델인 가수 설현의 브로마이드 세트를 증정한다고 밝혔다.
최근 이통시장의 흐름도 SK텔레콤의 전략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단통법 시행 이후 타 통신사로의 '번호이동'이나 '신규 가입'은 정체됐지만 통신사 안에서의 '기기변경'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단통법 이후 기기변경 고객 비중이 크게 늘었기 때문에 내부 단속만 잘하면 영업정지 고비도 무사히 넘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영업정지 전 날이었던 지난 30일에는 번호이동 고객을 싹쓸이하며 영업정지 공백을 메우는 모습도 포착됐다. 30일 번호이동 시장에서 SK텔레콤은 1천779명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천438명과 341명 순감했다.
게다가 영업정지 때마다 등장했던 알뜰폰 자회사를 통한 우회영업 의혹도 이번에 제기될 지도 관심사다. SK텔레콤은 알뜰폰 업계 2위 SK텔링크(대표 이택)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과거 영업정지때마다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영업정지에 들어가기 전 불법 영업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업정지 기간에는 자회사 SK텔링크의 가입자 증가 추이를 유심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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