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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정기 세일과 뭐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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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정기 세일과 뭐가 달라?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5.10.06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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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고 왔는데 세일 상품도 많이 없고 그나마 할인폭이 큰 건 이월상품뿐인 것 같고…”
“할인해주는 것도 별로 없는데 억지로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을 끼워 맞춰 사람을 현혹시키는 것 같다”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찾은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그랜드세일’을 내세워 대폭 할인하는 듯한 대대적인 홍보 내용과 달리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다.

오는 14일까지 열리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정부에서 주도하는 내수촉진 행사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2만7천여 점포가 참여하며 50%에서 최대 80%까지 할인되는 만큼 내수활성화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당초 기존 세일 행사와의 차별화를 도모하겠다는 정부 계획과 달리 정기세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블랙프라이데이를 내세워 대대적인 할인행사가 이뤄질 것처럼 소비자들을 현혹한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 이월상품 할인으로 평균할인율 높여

실제로 백화점 입구에서부터 ‘코리아 그랜드 세일’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광고문구가 곳곳에 써 붙여져 있지만 일반 정기세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시각이다.

백화점 관계자들도 할인폭이 정기세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인 정기세일보다 기간을 당기고 늘린 것뿐 가격결정권은 제조사에 있어 할인폭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정부의 계획과 달리 할인율은 20~30%에 그쳤고,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80% 할인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월상품으로 풍성하게 구성하고 대폭 할인함으로써 평균 할인율을 높이는 방식이라고 귀띔했다.

소비자들이 관심 갖는 명품이나 해외브랜드는 주로 여름과 겨울에 시즌 마감 행사를 하기 때문에 이번 세일에 참여하지 않는 브랜드가 상당수다.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윤 모(여)씨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해서 미국 세일행사와 비슷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우리나라는 이월상품에만 할인이 집중돼 있어 개념부터가 전혀 다른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대형마트도 백화점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할인행사가 많은 마트의 경우 할인품목이나 할인율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 급조된 행사에 준비할 시간조차 없어

이렇게 부실하게 운영된 이유는 졸속행정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전통시장의 경우 행사 협조 공문을 행사 당일에서야 받았다. 행사과 관련한 어떤 준비 시간도 없었다는 의미다.

편의점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9월 24일에서야 공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5일부터 본격적인 추석명절이 시작된 만큼 행사 관련한 어떤 준비 기한도 없었다. 결국 부랴부랴 '1+1'정도밖에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연례행사로 정례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고 밝혔지만  이런 식의 주먹구구식 행사가 과연 연례행사로 정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업계 관계자들 대부분  회의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의 체감과 달리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평균 30% 가까이 올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국가적인 세일행사에 실망감을 드러내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만큼 매출이 꾸준히 증가할 지는 미지수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제조사들과 유통업체가 함께 동참한 특화된 행사로 오랜시간을 두고 치밀하게 준비되어야 한다”며 “소비자들 역시 할인율 수치에 현혹되지 말고 실제 내가 얻을 수 있는 가격적인 혜택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 현명한 소비를 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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