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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소비자, 뒷짐진 본사-가구 대리점③] 브랜드 믿고 계약했는데...부실 시공 피해는 외주업체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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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소비자, 뒷짐진 본사-가구 대리점③] 브랜드 믿고 계약했는데...부실 시공 피해는 외주업체 책임?
  • 김민국 기자 kimmk1995@csnews.co.kr
  • 승인 2021.05.04 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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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이나 배달앱, SNS 등 온라인 중개 서비스(플랫폼)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상품 공급자 외에 플랫폼 제공 기업에도 책임을 묻는 법 개정 논의가 활발하다. 플랫폼 운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소비자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불합리함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러나 온라인의 플랫폼과 같은 역할을 하는 대리점과 프랜차이즈 가맹제도에 있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브랜드를 믿고 거래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경우 본사는 가맹점 뒤에 숨어 뒷짐을 지고 있기 일쑤다. 법적으로 본사에 책임을 묻을 수있는 규정도 전혀 없어 소비자 피해 구제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2021년 ‘뿔난 소비자, 뒷짐진 본사' 기획 시리즈를 통해 가맹제도에 따른 소비자 피해 연대 책임 문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우 모(남)씨는 지난 3월 중순 1025만원을 지불하고 이사 갈 새 아파트를 위해 한샘의 주방용, 안방용 가구를 주문했고 같은 달 19일에 시공 작업을 받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한샘의 시공업자는 이사 당일인 22일로 작업을 미뤄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시공업자가 22일에 오긴 했지만 작업시간인 오후 4시보다 늦게 온 데다 작업화를 신고 집을 드나들어 바닥이 흙가루와 톳밥으로 뒤덮였다. 거기에 퇴근 시간이 다 됐다는 이유로 싱크대 구멍을 마감해 주지도 않은 채 사라졌다고. 우 씨는 한샘에 문의했으나 한 달 넘게 어떤 연락이나 보상도 받지 못한 상황이다.

# 경기도에 사는 김 모(여)씨는 새 집에 들어가며 에넥스 대리점과 부엌시공 계약을 맺었다가 낭패를 봤다. 총 공사비의 50%인 200만 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하며 입주청소 전까지 시공완료를 요구했다. 하지만 약속날짜가 가까워져도 철거 외에 더 진전이 없더니 입주청소 당일 시공이 가능하다고 연락와 참다 못한 김 씨가 계약을 철회했다. 김 씨는 "계약을 파기하게 된 원인은 대리점인데 철거비와 실측비 등 30만 원은 받을 수 없었다. 에넥스 본사에도 도움을 청했으나 대리점과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대형 가구업체에게 가구 설치 시공을 받을 때 마감 미흡 등 서비스 품질 문제로 업체와 갈등을 빚어도 소비자가 구제받기 쉽지 않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원활한 AS 등을 기대하며 유명 브랜드 가구업체들과 계약하지만 정작 문제가 생길 경우 일반 사제 가구를 구입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대리점 개인 점주와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가구의 시공 구조 상 가구업체가 일시적 계약 관계인 외주업체에게 시공을 맡기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가 발생해도 본사엔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 피해 소비자들은 개별 대리점주와 협상에 나설수밖에 없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유명 가구업체에서 상품을 구매한 뒤 시공받을 때 불친절, 마감 품질 불만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구업체들은 소비자와의 분쟁 시 본사에서 주도적으로 배상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배상이 지연되거나 고객센터와 연락도 닿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구 시공의 주체는 업체 소속 직원이 아닌 외주업체 직원이다. 따라서 잘못된 시공에 대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 귀책 사유 파악 등에 시간이 걸린다는 게 가구업체들의 설명이다. 가구업체가 책임 소재를 파악하더라도 외주업체와 수직관계가 아닌 계약 관계에 있어 직접적인 패널티를 주기도 어렵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에 따르면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하거나 거래의 상대방을 차별하여 취급하는 행위’,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행위’ 등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가구업체들은 귀책사유가 발생하고 보상을 하지 않는 대리점에 패널티를 준다고 하지만 소비자로서는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이뤄지는지 알기 어렵다. 또 패널티가 자신의 피해 보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도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소속 관계가 아닌 계약 관계이기 때문에 외주업체에 직접적인 규제를 가할 순 없다. 다만 고객 평점이 더 높은 업체에게 일감 배당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주업체 대표들을 상대로 서비스 제공과 현장관리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현행 소비자법에도 외주업체의 가구 부실시공으로 인한 소비자 분쟁 시 해결 여부나 방안에 대한 세부적인 가이드는 없는 상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다만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온라인으로 가구를 구매했을 땐 계약 주체인 가구업체 본사가 시공 하자 등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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