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재권)가 지난 7월 1일 기준 시총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 7월 30일까지 대표이사 자사주 매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852명의 전·현직 대표 중 자사주를 사들인 인원은 144명이었다. 이들은 총 473만7160주를 1514억 원에 사들였고, 1719억 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조사 기간 자사주를 매입한 대표이사 중 오너일가는 44명으로 전체의 30.6%를 차지했다. 오너일가의 매입 주식 수는 전체의 69.1%에 해당하는 327만1041주로 집계됐으며 매입액은 1342억 원으로 전체의 88.6%에 달했다.
코로나19 이후 자사주 매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대표이사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으로 매입 주식 수가 88만주를 웃돌았다. 정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두 기업 주식 8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과 김종구 파트론 회장,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도 각각 자사주 20만주 이상을 매수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26만3000주를 86억 원에 사들여 정 회장 다음으로 자사주 매입 규모가 컸다. 이어 △김종구 파트론 회장, 21만6585주(21억 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21만3000주(10억 원)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 16만9118주(6억 원) △최우형 에이피티씨 대표, 13만2954주(18억 원)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사장, 13만1500주(11억 원)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11만5000주(6억 원)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 11만3355주(13억 원) 등이 자사주 매입 ‘톱10’을 형성했다.
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을 비롯해 윤성준 인트론바이오 사장,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각각 10만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9만500주,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부회장과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가 각 9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김철웅 에코마케팅 대표(8만8802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8만7000주)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사장(8만5000주)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8만주) 등이 상위 20위권에 포함됐다.
매수 주식수 기준 상위 20명 가운데 전문경영인은 △최우형 에이피티씨 대표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 △김규탁 한국자산신탁 부회장 △김종득 우리종금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6명이었다. 이들의 주식 매입액은 총 50억 원이다.
자동차·부품업종이 91만7609주로 업종별 규모에서는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IT전기전자(77만4763주) △제약·바이오(55만5640주) △건설 및 건자재(33만3013주) △일반지주(22만4105주) △서비스(21만9616주)업종이 자사주 매입수 기준으로 뒤를 이었다. 식음료(2057주)와 유통(7140주)의 매입 자사주수는 1만주 이하였다.
한편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추락했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일부 대표이사는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백억 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정의선 회장의 주식 평가이익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해 1260억 원으로 가장 컸고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평가이익이 166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아울러 정몽진 KCC 회장(28억 원)을 비롯해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20억 원)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19억 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18억 원) △임일지 대주전자재료 대표(15억 원) △윤성준 인트론바이오 사장(14억 원) △최우형 에이피티씨 대표(14억 원) △원종석 신영증권 부회장(13억 원)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13억 원) 등의 평가차익이 10억 원 이상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