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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IT)'써보니..] '메타버스'가 대체 뭐냐고?...게임으로 접해보는 가상현실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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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IT)'써보니..] '메타버스'가 대체 뭐냐고?...게임으로 접해보는 가상현실 체험기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1.08.10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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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메타버스' 개념이 부각되면서 이를 일찍이 도입한 가상현실 게임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 초월, 즉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쉽게 풀이하자면 '가상현실'을 의미한다.

5G 상용화와 코로나19 상황 이후 만들어져 생소한 신조어지만 실제로 메타버스는 아주 오래전부터 '게임'이란 익숙한 개념으로 우리곁에 존재해왔다.

▲메타버스 '제페토' 세계에서 스페인 여행을 떠난 기자의 캐릭터.
▲메타버스 '제페토' 세계에서 스페인 여행을 떠난 기자의 캐릭터.
현재 국내에서 ‘메타버스’라고 일컬어지는 플랫폼은 2018년 네이버제트가 글로벌 출시한 ‘제페토’와 지난 7월 SK텔레콤이 출시한 ‘이프랜드’가 있다.

직접 체험해본 메타버스 플랫폼은 '유저들간 상호 작용이 가능한 소셜 게임'이자 '게임 세계를 바탕으로 하는 SNS'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메타버스 세계에선 나만의 3D 아바타를 만들어 꾸밀 수 있고 친구 가족 애인과 강연, 여행, 레이싱, 모험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게임적 요소가 가득했다.

다만 일반적인 게임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각종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다. 비슷한 게임으로는 샌드박스 게임이라고 불리는 ‘마인크래프트’와 ‘로블록스’가 있다.

◆ 새로운 인터넷 놀이터 ‘제페토’

네이버제트가 출시해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제페토(ZEPETO)’의 국내 월 사용자는 7월 기준 32만9354명(자료: 모바일인덱스)으로 매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고 설치 후엔 페이스북, 카카오톡, 트위터, 라인 계정 연동이 가능해 가입도 간편했다.

캐릭터를 만들고 실행하자 가장 먼저 "게임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유료 결제를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의 아바타를 꾸밀 수 있고 각종 미션과 퀘스트가 존재했다.

▲제페토의 세계는 일반적인 게임과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제페토의 세계는 일반적인 게임과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제페토는 이용자가 이미 존재하는 가상 세계 속 방대한 세상에서 모험을 펼쳐나가는 것이 아니라 맵을 직접 만들고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즐기거나, 다른 이들이 만든 맵을 탐험할 수도 있다.

맵 제작 자유도가 뛰어나 코로나19로 가지 못하는 해외여행을 즐길 수도 있고, 공포 체험을 할 수도 있으며, 동물원에도 갈 수 있다.

또한 로블록스, 이프랜드, 마인크래프트 등의 메타버스 플랫폼과 다르게 머신러닝 기술로 표정과 얼굴 형태를 구현해 이용자들 간 대화에서도 더욱 몰입감 있는 소통이 가능하다.

특히 제페토는 캐릭터 꾸미기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디올, 구찌와 같은 명품 브랜드는 물론 곰돌이 푸, 디즈니, 원피스와 같이 친숙하고 귀여운 애니메이션 의상들도 판매한다.

▲다양한 의상을 판매하고 있는 제페토 내 아이템 상점
▲다양한 의상을 판매하고 있는 제페토 내 아이템 상점
아이템들은 제페토 내에서 캐릭터 능력치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자신만의 개성있는 아바타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한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제페토의 7월 매출 추정치는 약 1억여 원이다.

◆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회의 플랫폼 ‘이프랜드’

지난 7월 16일 SK텔레콤이 출시한 이프랜드는 7월 기준 국내에선 27만4787명(자료: 모바일인덱스)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 됐다.

이프랜드를 실행하자 T아이디, 페이스북, 구글 계정 연동이 가능해 손쉽게 가입과 접속이 가능했다. 아바타를 자유롭게 꾸밀 수 있었으며 모든 아이템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대기실에 접속하자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진 방들이 보였다. 몇 개의 방을 돌아다닌 끝에 이프랜드의 맵은 이용자가 직접 만들어 즐길 수 없고 정해진 맵만 사용이 가능함을 알 수 있었다.

▲이프랜드를 통해 시청이 가능했던 '2020 ICT TECH Summit'
▲이프랜드를 통해 시청이 가능했던 '2020 ICT TECH Summit'
각 맵에는 강연, 회의가 가능한 광장이 존재하고, 참여한 유저들은 광장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강의, 회의, 콘서트 등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

종합해보면 이프랜드는 가상 세계를 탐험하고 함께 놀기 위한 플랫폼이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회의나 공연, 강의 등을 조금 더 몰입감 있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플랫폼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이프랜드를 출시하며 “이프랜드는 메타버스 회의 플랫폼”이라고 밝혔으며 기업들과의 B2B 제휴를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운영될 예정이다.

◆ 깔끔한 캐릭터 모델링 앞세워 세계로 나아가는 국산 메타버스...VR 지원 등 아쉬워

메타버스 세계가 기존의 게임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몬스터를 때려잡고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누군가와 싸우거나 뺏고, 빼앗기지 않아도 된다.

게임사가 제시해주는 이야기나 길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이 서로 소통하며 직접 이야기를 만들고 가상 세계를 살아간다는 느낌이다.

제페토는 기존에 출시된 샌드박스 게임들처럼 유저들을 위한 놀이터에 가까웠고, 이프랜드는 SK텔레콤의 설명처럼 가상의 회의실을 보는 듯했다.

두 플랫폼 모두 소통이라는 공통의 목적을 위한 음성, 채팅, 이모티콘, 표정 구현 등을 적절하게 구사하고 있다.

또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해외 메타버스 플랫폼과는 다르게 캐릭터와 오브젝트, 배경 등의 3D 모델링이 깔끔한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특히 제페토는 이같은 장점 외에도 유저가 맵을 직접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팅도 가능해 현재 전 세계 약 2억 명 이상 이용자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페토에선 차량 운전도 가능했으나 불편한 조작감과 떨어지는 그래픽 때문인지 흥미가 생기진 않았다.
▲제페토에선 차량 운전도 가능했으나 불편한 조작감과 떨어지는 그래픽 때문인지 흥미가 생기진 않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 두 플랫폼 모두 모바일 버전들만 존재하기 때문에 조작감이 불편했고 유저가 필드나 오브젝트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부분도 제한적이었다.

그래픽은 메타버스 플랫폼들 중에선 비교적 괜찮은 편에 속했지만 요즘 출시되는 게임들의 수준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단점들은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 등에도 해당돼 향후 업계가 성장함에 따라 차츰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프랜드의 각 맵에 존재하는 스크린. 전체 화면 전환도 안되고 불편한 점이 많았다.
▲이프랜드의 각 맵에 존재하는 스크린. 전체 화면 전환도 안되고 불편한 점이 많았다.

◆ 글로벌 증강·가상현실 시장과 함께 성장하는 메타버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의 기반이 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377억 달러(약 43조 원)에서 2024년 2969억 달러(약 340조 원) 수준까지 급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샌드박스 게임 ‘로블록스’는 VR 지원을 통해 현실감 있는 가상 세계를 구현했고, 페이스북도 올 하반기 중 VR 아바타 플랫폼 ‘호라이즌’을 출시할 계획이라 메타버스 세상을 꿈꾸는 업체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렇게 많은 VR 지원 메타버스 플랫폼이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고 시장 지배적 위치에 오르기 위해 '더욱 현실감 있는 가상 세계' 구현을 위한 그래픽, 시스템 개선 등의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제페토가 VR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긴 했지만 언제,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구현될 지는 미지수고 이프랜드도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태라 아직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업계의 미래를 점치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국내 메타버스가 캐릭터 모델링 등의 그래픽적 이점을 앞세워 세계 각국의 이용자들을 꾸준히 확보해 점유율을 늘려 나가고 있는 만큼, 국내 메타버스들이 다양한 콘텐츠와 시스템 개선을 통해 업계를 선도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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