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측은 유저 아이디(ID)와 비밀번호는 물론 마지막 이용 시 편성한 덱 선장명과 동료명, 게임 시작과 최종 접속 일시 및 시간, 마지막으로 플레이한 퀘스트와 이벤트, 가장 최근에 처음으로 클리어한 일반에리어 명 등 게임 내 수많은 정보를 모두 기입해야만 데이터 이전과 복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심 모(남)씨는 2년 넘게 즐겨온 '원피스 트레저 크루즈'를 7월 말부터 갑작스레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 19일 기기반납 할인으로 교체한 스마트폰 단말기에 기존 게임 데이터가 정상 이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 씨는 공식 홈페이지와 게임상 안내에 따라 게임 내에서 발급되는 유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보관하고 구글플레이 결제 내역도 캡처했다. 이후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데이터 이전을 시도했으나 정보가 올바르지 않다는 오류 팝업창이 떴다.
그러나 상담사로부터 안내받은 데이터 복구 '문의하기' 채널에서는 당초 공지된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아닌 구체적이며 방대한 기억력을 요구하는 게임 내 사항들을 필수로 요구하고 있었다.
심 씨는 "기존과 현재 스마트폰 기기 OS 환경도 안드로이드(Android)로 모두 동일했고 데이터 이전 조건도 모두 충족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결제내역은 물론 쉽사리 기억하기 어려운 정보들도 최대한 많이 적어서 전달했다. 이달 초까지 열 번 가량을 일본 게임사에 서면으로 문의했으나 업체 측은 데이터를 찾지 못해 이전이 불가하다는 답변만 반복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게임사에서 하라는 대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2년여간 계정에 꾸준히 들여온 돈과 시간과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됐다"며 어이없어 했다.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가 운영하는 원피스 트레저 크루즈 공식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에는 심 씨와 마찬가지로 기기를 변경했거나 게임 시스템 오류 등의 사유로 데이터 이전(복구)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업체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유저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게임 시스템 오류로 데이터가 날아갔다는 한 유저는 "업체에서 요구하는 거의 모든 정보를 써냈으나 계정을 못찾겠다는 답변만 한 달째 받고 있다"며 이보다 더 자세하게 써야 하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유저는 "계정 복구에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제공했지만 게임사로부터 데이터를 찾기 힘들다는 내용을 받았다. 열심히 키웠으나 게임을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이터 이전에 실패한 유저가 업체 측으로부터 받은 답변에 따르면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 측은 "유저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나 계정을 확인할 수 없었다. 번거롭겠지만 정보를 다시 확인하고 재문의해달라"면서 데이터 복구 시 필수로 기입해야 하는 사항들에 대해 "요청한 데이터와 다른 데이터가 이전되지 않도록 특정 정보를 통한 본인 확인을 엄중히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통상적인 게임에서는 계정 데이터가 구글 플레이 또는 애플 앱마켓 계정과 실시간으로 연동돼 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단말기와 상관 없이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원피스 트레저 크루즈는 기기 변경 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SNS 인증과 사용자 아이디·비밀번호 발급을 통한 데이터 이동(수동)만을 지원하고 있다.
아이디·비밀번호 발급을 통한 데이터 이전은 경우에 따라 기본 정보를 비롯해 과금 내역, 플레이 시작 및 최종 접속 일시와 시간, 게임 내 친구명(또는 친구 아이디), 마지막으로 플레이한 퀘스트와 이벤트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한다. 업체 측에서 내용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하면 이용자는 데이터 복구에 실패할 수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