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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같은 날 무더기 '결제 오류'로 소비자·점주들 발 동동..."내부시스템 문제 아니다"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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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같은 날 무더기 '결제 오류'로 소비자·점주들 발 동동..."내부시스템 문제 아니다" 해명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08.2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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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경기도 의정부시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17일 저녁 7시경 배달의민족 4000원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치킨 한 마리를 1만5000원에 결제했으나 시스템 오류로 가게로 주문이 들어가지 않았다. 정상가 2만 원으로 우선 추가 결제하고 오류가 난 주문 환불을 위해 배달의민족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으나 계속 연결이 되지 않았다. 밤 11시경 고객센터와 가까스로 연결이 돼 환불을 문의했고 결제 실패된 주문 건은 일괄 취소 처리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이 씨는 "어플상에서 결제 오류에 따른 환불 절차를 안내하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고 고객센터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장시간 불편을 겪었는데 배민 측에선 할인 쿠폰으로 사태를 무마하려 했다"고 말했다.

#사례2 전라남도 여수시에 사는 박 모(남)씨도 지난 17일 저녁 7시경 배달의민족에서 치킨 두 마리 세트를 3만5900원에 결제했으나 시스템 오류로 주문이 정상 접수되지 않았다. 음식점에 문의하니 배달의민족을 통해 접수된 주문이 없다고 했고, 배달의민족 고객센터는 계속 연결되지 않았다. 다음 날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오류가 난 첫 번째 결제 건에 대한 환불을 요청했다. 상담원은 일시적인 오류가 있었고 환불은 순차적으로 처리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보상으로는 3000원 할인 쿠폰이 지급됐다. 박 씨는 "고객센터에 계속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안 됐고 음식점에선 결제 내역이 있어도 접수 내용이 없으면 음식을 보내줄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례3 부산광역시에 사는 오 모(여)씨도 지난 17일 저녁 7시경 배달의민족에서 낙지볶음을 1만7000원에 결제했는데 '결제중'이라는 페이지만 표시되고 이후 '접수대기 중'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결제 유효시간이 지나 주문이 실패됐다는 안내 페이지가 뜨면서 결제는 됐으나 주문은 누락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배달의민족 고객센터에 전화를 수십통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밤 11시가 다 돼서야 연결된 상담원은 사과와 함께 3000원 할인 쿠폰을 보상으로 지급한다고 안내했다. 환불 처리는 새벽에 이뤄졌다. 오 씨는 "이전에도 결제는 됐지만 주문이 누락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고객센터 전화 연결이 안 됐다. 시스템 오류에 따른 환불 절차도 어플에서 안내하지 않아 네이버 검색을 통해 환불될 것이라는 사실을 겨우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에서 결제 시스템 오류로 주문이 누락됐으나 고객센터 연결도 원활하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는 소비자 민원이 지난 17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속출했다.

소비자들은 시스템 오류를 의심하고 있지만, 배달의민족 측은 내부시스템 문제가 아니라며 원인을 외부로 돌렸다.

이번 사태로 인해 주문후 장시간 음식을 기다려야 했던 소비자들은 포털사이트 검색, 음식점 문의 등을 통해 자신의 주문이 아예 누락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환불받고자 배달의민족 고객센터에 전화했으나 연결이 계속 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비자의 항의를 받은 음식점들은 대부분 배달의민족을 통해 받은 주문 정보가 없어 음식을 보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가까스로 통화 연결이 된 배달의민족 고객센터에선 일시적으로 주문·결제 오류가 발생했으며 결제 실패된 주문 건은 일괄적으로 취소 처리된다고 안내했다. 이에 따른 보상으로는 3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했다. 

그러나 피해 소비자들은 "환불 건으로 전화를 수십통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아 아까운 시간을 날리게 됐는데 배민 측은 이러한 불만을 할인쿠폰으로 단순 무마하려 했다. 소비자는 할인 쿠폰을 받고자 문제를 제기하는 게 아니다. 고객 대응 인력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게다가 환불이 언제 몇 시에 처리되는지 정확한 일자를 안내하지 않고 뭉뚱그려 일괄 처리된다고 안내한 점과 결제 시스템 오류 발생 시 환불 절차와 방법을 어플상에서 안내하고 있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네이버 검색을 통해 피해 사실과 환불 가능 여부를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지난 17일 발생한 배민 결제오류에 대해 소비자들이 네이버 지식iN을 통해 환불을 문의하고 있다.
▲지난 17일 발생한 배민 결제오류에 대해 소비자들이 네이버 지식iN을 통해 환불을 문의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는 음식점주들도 마찬가지 불편을 겪었다. 

결제했으나 배달이 안 되고 있다는 고객들의 전화가 걸려와 음식을 일단 보내고 배달의민족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안 됐다는 글들이 소상공인 커뮤니티에 다수 올라왔다. 

소상공인 네이버 카페의 한 자영업자는 "결제했는데 주문이 안 됐다는 전화가 걸려왔는데 바쁘다 보니 상황을 몰라 고객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자책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고객센터에 전화를 30통 했는데 받지않고 있다. 음식점 과실이라 생각한 고객들로부터 낮은 별점을 받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가입한 소상공인들이 17일 배달의민족 결제 오류 사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소상공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가입한 소상공인들이 17일 배달의민족 결제 오류 사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측은 지난 17일 저녁 7시 12분 경부터 주문·결제 장애가 발생했고 39분 만에 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시스템 장애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이슈로 인한 것으로 내부 시스템 문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자주 발생하는 장애가 아닌 데다 내부 시스템상 문제가 아니다 보니 장애 발생을 정확하게 예측해 이에 따른 CS 운영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지속적으로 고객 목소리를 반영해 CS 관련 매뉴얼을 정비·개선하고 응답율과 신속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류가 발생한 주문 건은 당일 중으로 일괄 자동 취소될 예정이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자동 취소는 개별 환불 절차를 안내할 필요가 없어 환불 절차에 대한 별도 안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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