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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브랜드 10개 판매량 감소...아우디 '서류 보완', 폭스바겐 '재고 소진' 원인은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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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브랜드 10개 판매량 감소...아우디 '서류 보완', 폭스바겐 '재고 소진' 원인은 제각각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1.12.1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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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이 올해도 성장 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절반 가까운 브랜드는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커진 파이 대부분을 점유율 상위 업체들이 과점하면서 상하위 업체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국내 시장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달까지 25만2242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24만3440대)보다 3.6% 판매량이 늘었다.

협회에 가입된 23개 브랜드 중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줄어든 곳은 10 곳으로 아우디, 폭스바겐, 포드, 쉐보레, 랜드로버, 푸조, 마세라티, 캐딜락, 시트로엥, 재규어 등이다. 

올해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난으로 생산에도 차질이 생겨 예년 같은 연말 할인 프로모션도 줄어든 상태다. 남은 한 달간 극적인 판매량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브랜드별로 아우디는 세단 라인업 서스펜션 부품 서류 문제로 4,~6월, 8~9월 다섯달 가량 판매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특히 5월에 229대 판매에 그친 것이 치명타였다.

감소폭이 5.2%로 적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올해 17종의 신차를 선보이면서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간 효과다. 출고 정지 이슈만 아니었으면 지난해 이상의 판매고도 기대할만 했다. 실제 출고 정지 문제가 해소된 10월부터는 월 2600대 이상씩 판매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1만 대 판매량은 넘겼지만 전년보다 9.7% 감소한 상태다. 재고 소진 등의 이유가 컸는데 투아렉은 4월부터 재고가 소진됐고 아테온은 7월 판매를 마지막으로 내년 신형 투입을 위해 추가 주문을 받지 않았다. 현재는 반도체 문제로 원활한 출고까지 시간이 걸리고 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반도체 부족 사태로 많은 수입차가 판매에 영향을 받은 상태”라면서 “꾸준히 판매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드는 익스플로러 플래티넘, 레인저, 익스페디션 등 다양한 차량을 선보였지만 판매량은 5809대로 전년 동기보다 7.5% 줄었다. 이는 주력인 익스플로러의 판매량이 11개월간 3888대에 그친 게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포드 '익스플로러'
▲포드 '익스플로러'
익스플로러는 수 년 전만 해도 캠핑용, 가족용 SUV의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하며 2017년부터 6000대 이상(2019년 제외, 4910대)씩 판매했지만 경쟁 모델이 늘어난 최근 들어 판매량이 주춤하고 있다.

쉐보레는 올해 1만 대 돌파가 불확실하다. 지난 11월까지 전년 동기보다 25.1%나 낮아진 8553대를 팔았다. 올해 월간 1000대 이상 판매도 두 번뿐이다. 1500대 가량의 판매를 책임지던 이쿼녹스(597대)가 내년 신부분변경 출시를 이유로 3월 이후부터 판매 잠정 중단 상태에 들어갔다. 기대를 모았던 신형 전기차 볼트 EV와 볼트 EUV의 출시가 배터리 리콜 문제로 내년으로 미뤄진 탓도 컸다.

쉐보레 관계자는 “볼트는 사전계약 당시 인기가 높았지만 고객 안전과 신뢰를 생각해 무리하게 판매 일정을 앞당기지 않았다. 완벽한 품질 확보 후 안전하게 판매에 나설 것”이라 말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두 브랜드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랜드로버는 30.5%, 재규어는 57.5%나 판매량이 줄었다.

로빈 콜건 대표가 지난 4월 부족했던 AS 퀄리티를 반성하며 한국시장 특성에 맞춘 '4P 전략(신차 출시·신가격 정책·차세대 인포테인먼트·친환경 파워트레인)'을 꺼내 들었지만 역시 반도체 수급난을 피하지 못했다. 4월에는 영국 공장 2곳이 반도체 수급 차질로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푸조시트로엥도 각각 2015대, 567대에 그치며 판매량이 9.3%, 30.1% 낮아졌다. 친환경 트렌드가 일면서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시트로엥의 경우 여전히 국내 라인업에서 디젤 비중이 97%나 차지한다. 푸조도 77%로 올해 수입차 중 디젤 비중 1, 2위다. 

그나마 디젤 고객도 폭스바겐이 가격대를 다운하면서 고객 층이 겹치는 상황이다. 시트로엥은 2년째 신차를 선보이지도 못했다.

캐딜락은 2018년 한국 출범 후 당해 2101대 판매를 기록한 이후 매년 판매량이 낮아지고 있다. 올해는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948대로 월 평균 100대 판매도 힘겨운 상황이다. 기존에는 아메리칸 럭셔리 브랜드를 추구하다가 독일 3사(벤츠·BMW·아우디)의 벽을 넘지 못했고, 올해 CT4·CT5·XT4 등 4~5000만 원대 모델을 선보여 진입 벽을 낮췄지만 아직 폭스바겐, 지프 등 더 대중화된 브랜드의 틈을 파고들지 못했다. 친환경 차량이 아직 한 종도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캐딜락 'XT4'
▲캐딜락 'XT4'
마세라티도 슈퍼카 호황 시대에 홀로 뒷걸음질 중이다. 판매 차종이 3개(콰트로포르테·기블리·르반떼)로 많지 않은데다 경쟁 브랜드인 포르쉐의 인기가 워낙 뜨겁다. 포르쉐는 올해 11월까지 역대 최대인 8167대를 판매했다. 

마세라티로선 7월 출시한 첫 전동화 모델인 기블리 하이브리드가 조금씩 판매량을 늘리고 있어 내년을 기대해볼만 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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